친이란 세력 거점 2곳 타격
이-팔 전쟁 주변으로 번지나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이란에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 목소리를 키워왔던 미국이 다시 한번 시리아 내 친이란 세력에 대한 대응 공습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시리아 내 이란과 연계된 무장세력을 대상으로 두 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이번 맞공습은 각각 시리아 북동부 데이르에조르주(州) 알부카말 서쪽 지역과 이라크 국경 인근이자 마야딘시 인근에서 친이란 민병대가 운영하는 거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공습은 이-팔 전쟁 후 미군을 향한 이란 지원 무장단체들의 로켓과 드론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달 26일 이후 세 번째로 이뤄진 대응 공격이다. 당시 미군은 이란의 ‘대리 공격’이 계속될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이날 시리아 동부에 있는 미군기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자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 스푸트니크는 알 오마르 유전에 있는 코노코 미군기지가 15발의 로켓 공격을 받아 미군들이 사망했다고 레바논 현지 언론 ‘알 마야딘’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미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이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병력에 의해 최소 40차례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45명에 가까운 미군이 뇌진탕이나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이라크에는 약 2500명, 시리아엔 약 9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에 첫 미군 사망자가 나왔다는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군을 포함해 국민들의 안보를 최우선시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온 미국이 전쟁에 본격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진영 간 강대국들이 중동 지역에서 개입하며 이-팔 전쟁이 중동의 화약고를 넘어 주변국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무장관은 “미국인들의 안전은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오늘의 공습은 미국이 미군, 그리고 미국의 이익을 지켜낼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하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팔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억제력을 이유를 들어 항공모함을 이곳으로 전진 배치한 상태다. 지난달 8일 이탈리아에 있던 핵 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를 이스라엘과 가장 가까운 지중해 동부 해상으로 전진 배치했으며, 추가적으로 핵 추진 항모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호도 중동으로 배치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이른바 ‘침략국’인 이스라엘과 동조함으로써 갈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지난 두 번째 미군 공습 즈음 외무장관을 통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중단되지 않으면 “미국이 이 불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