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세력 거점 2곳 타격
이-팔 전쟁 주변으로 번지나

시리아 동부 코니코 미군기지에 로켓 15발이 떨여져 미군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레바논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8일자 사진에서 미군이 시리아 동부에 있는 무기고를 공습해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AP/뉴시스) 2023.11.13.
시리아 동부 코니코 미군기지에 로켓 15발이 떨여져 미군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레바논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8일자 사진에서 미군이 시리아 동부에 있는 무기고를 공습해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AP/뉴시스) 2023.11.13.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이란에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 목소리를 키워왔던 미국이 다시 한번 시리아 내 친이란 세력에 대한 대응 공습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시리아 내 이란과 연계된 무장세력을 대상으로 두 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이번 맞공습은 각각 시리아 북동부 데이르에조르주(州) 알부카말 서쪽 지역과 이라크 국경 인근이자 마야딘시 인근에서 친이란 민병대가 운영하는 거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공습은 이-팔 전쟁 후 미군을 향한 이란 지원 무장단체들의 로켓과 드론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달 26일 이후 세 번째로 이뤄진 대응 공격이다. 당시 미군은 이란의 ‘대리 공격’이 계속될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이날 시리아 동부에 있는 미군기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자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 스푸트니크는 알 오마르 유전에 있는 코노코 미군기지가 15발의 로켓 공격을 받아 미군들이 사망했다고 레바논 현지 언론 ‘알 마야딘’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미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이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병력에 의해 최소 40차례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45명에 가까운 미군이 뇌진탕이나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이라크에는 약 2500명, 시리아엔 약 9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에 첫 미군 사망자가 나왔다는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군을 포함해 국민들의 안보를 최우선시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온 미국이 전쟁에 본격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진영 간 강대국들이 중동 지역에서 개입하며 이-팔 전쟁이 중동의 화약고를 넘어 주변국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 (출처: 연합뉴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 (출처: 연합뉴스)

이날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무장관은 “미국인들의 안전은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오늘의 공습은 미국이 미군, 그리고 미국의 이익을 지켜낼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하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팔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억제력을 이유를 들어 항공모함을 이곳으로 전진 배치한 상태다. 지난달 8일 이탈리아에 있던 핵 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를 이스라엘과 가장 가까운 지중해 동부 해상으로 전진 배치했으며, 추가적으로 핵 추진 항모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호도 중동으로 배치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이른바 ‘침략국’인 이스라엘과 동조함으로써 갈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지난 두 번째 미군 공습 즈음 외무장관을 통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중단되지 않으면 “미국이 이 불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각) 테헤란의 혁명광장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석해 희생된 팔레스타인 어린이 상징물들을 앞에 두고 가슴에 양손을 얹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 세계 사람들은 미국을 이스라엘의 공범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AP/뉴시스) 2023.10.24.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각) 테헤란의 혁명광장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석해 희생된 팔레스타인 어린이 상징물들을 앞에 두고 가슴에 양손을 얹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 세계 사람들은 미국을 이스라엘의 공범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AP/뉴시스) 2023.10.24.
최근 이란 해군의 민간 선박 나포 시도로 미 해군이 출동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이 연출되는 등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이란 근해에 배치된 미군 USS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모습. (AP/뉴시스)
최근 이란 해군의 민간 선박 나포 시도로 미 해군이 출동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이 연출되는 등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이란 근해에 배치된 미군 USS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모습.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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