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농산물 소비 ‘눈길’
지난해 312억원 매출 올려
“내년 판매대 운영 확대할 것”
경제 활성화에 교육 효과도

충북도가 7일 도청 산업장려관에서 못난이 농산물 유통 활성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충북의 ‘못난이 농산물’은 지난해 3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간담회에서 도내 못난이 농산물 직매장 운영자들과 대화하는 김영환 충북지사(왼쪽). 충북도청 직원들이 7일 못난이 천원밥상을 체험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도가 7일 도청 산업장려관에서 못난이 농산물 유통 활성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충북의 ‘못난이 농산물’은 지난해 3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간담회에서 도내 못난이 농산물 직매장 운영자들과 대화하는 김영환 충북지사(왼쪽). 충북도청 직원들이 7일 못난이 천원밥상을 체험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버려지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충북 ‘못난이 농산물’이 지난해 3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 정책은 농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교육과 환경개선에도 도움이 돼 ‘지속 가능한 정책’이라는 평도 나온다.

충북도는 7일 도청 산업장려관에서 못난이 농산물 유통 활성화 간담회를 개최, 수확부터 판매까지 방안을 모색했다. 이 간담회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도내 11개 지역농업 조합장 등 15명이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농업인의 소득증대 방안부터 직매장 내 못난이 농산물 판매대 운영 활성화 등을 논의했다. 충북에는 현재 37개의 못난이 농산물 직매장이 운영돼 지난해 3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충북도는 이 농산물 전용판매대를 11개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모든 직매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영환 지사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이 가치 소비이듯이 유통되지 못하고 버려지고 있는 농산물을 새활용(Upcycling)하는 것 또한 농가 소득향상은 물론 소멸해가는 농촌을 살리는 진정한 가치 소비”라고 전했다.

◆우박 피해 ‘못난이 사과’도 판매↑

김영환 충북지사가 우박 피해농가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김영환 충북지사가 우박 피해농가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도의 못난이 농산물 정책은 각종 이상기후와 악재로 울상을 짓는 농가뿐 아니라 도내 경제 활성화와 교육 효과, 환경에도 도움이 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내린 우박으로 전국 사과 농가가 시름을 앓은 가운데 충북도는 도내 피해 농작물에 ‘못난이 사과’ 상표를 달아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충북도는 못난이 우박사과 긴급판매를 위해 농작물재해보험 미가입 15농가 37㏊와 피해가 심한 과수를 우선 수확해 ‘막걸리&못난이 김치 축제’부터 청남대 가을축제 현장과 미동산수목원에서 우박못난이사과 약 3.5t을 긴급 판매했다.

김영환 충북지사(오른쪽)가 지난 9월 청주시 농협물류센터에서 열린 못난이 농산물 판촉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김영환 충북지사(오른쪽)가 지난 9월 청주시 농협물류센터에서 열린 못난이 농산물 판촉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또 지난 1일부터는 농협충북유통 물류센터에서 2.5㎏ 봉지 사과 8000개 약 20t을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도청 및 관계기관과 함께 ‘우박 못난이 사과 사주기 캠페인’을 통해 1.8t의 사과를 긴급판매, 도청 내에서 사과 박스가 줄지어 배달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충북도는 피해 농가가 많은 충주·제천·단양에서도 자매결연처 등 자체적으로 판로 확보 대책을 추진하는 등 현재까지 우박 못난이사과로 46t가량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이 교육효과부터 환경개선에도 ‘호응’

충북도청 직원들이 7일 도청 구내식당에서 못난이 천원밥상을 체험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도청 직원들이 7일 도청 구내식당에서 못난이 천원밥상을 체험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도는 7일 도청 구내식당에서 ‘못난이’ 시리즈인 고추부각·고추다대기·고추장아찌·김치 등을 메뉴로 천원밥상 급식을 제공했다. 못난이 농산물을 단체 급식소에서 활용해 유통경로를 확산하고 농가소득을 증대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김영환 지사는 직원들과 함께 오찬과 담소를 나누며 ‘못난이 고추 삼형제’를 활용한 집단급식소에서의 첫 급식에 동참하기도 했다.

청주시에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 김서형씨는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못난이 농산물’로 경제 활성화하는 게 참 좋은 방안같다”며 “지자체에서 먼저 발 벗고 나서면 학부모들에게도 더 잘 알려지지 않겠나”고 호응했다. 아울러 버려지는 농산물을 ‘새활용’함으로써 실제 환경개선에도 도움이 돼 지속 가능한 정책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환경보호 교육 업무를 한다는 시민 유서진(30대, 여)씨는 “온실가스 주범 중 하나가 남은 음식쓰레기”라며 “쓰이지 못하고 버려지는 농산물이 해마다 어마어마한데 이것을 활용한다는 점이 너무 좋은 것 같다. 지속 가능한 정책이고 적극적으로 홍보돼야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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