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7개 지역 중 10곳 공습
우, 美지원 끊길 위기에 호소

러시아군과의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건물들이 파괴돼 있다. (AP/뉴시스)
러시아군과의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건물들이 파괴돼 있다. (AP/뉴시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중동의 화약고’가 터지면서 국제사회 이목이 우크라이나에서 중동으로 쏠린 사이, 방어에 힘써왔던 러시아가 우크라 마을 100여곳 이상을 향해 동시다발 공격을 가했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내무장관을 통해 러시아가 24시간 동안 자국 118개 마을을 포격했으며, 이는 올해 최대 규모라고 발표했다고 BBC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27개 지역 중 1/3이 넘는 10개 지역이 공격을 받아 사상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밝혔다.

공격받은 지역들 대부분은 동부와 남부 전선 인근인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는 최근 몇 주 동안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전략적으로 중요한 도시인 아우디이우카에 군사력을 집중해 왔다.

비탈리 바라바시 아우디이우카 시장은 “아우디이우카가 (지도상에서) 지워지고 있다”며 “지난 하루 동안 이곳에 40차례 이상의 대규모 포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했으며 증원군을 투입해 또 다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도네츠크뿐 아니라 러시아는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의 쿠피얀스크 마을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도네츠크와 하르키우 사이의 요충지 바흐무트를 우크라군이 되찾지 못하도록 저지하기 위해서다.

1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불이 난 우크라이나 중부 크레멘추크의 정유 시설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3.11.02.
1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불이 난 우크라이나 중부 크레멘추크의 정유 시설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3.11.02.

전선과 꽤 떨어진 지역에서도 공격이 확인됐는데, 드니프로 강 연안의 남부 도시 니코폴의 아파트·상점·약국뿐 아니라 중부 폴타바에 있는 도시 크레멘추크에서 한 정유공장이 러시아군 드론에 의한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크레멘추크 공장은 러시아 침공으로 가동이 중단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정유공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피해는 니코폴에서 1명 사망, 4명 부상, 자포리자에서 남성 1명 사망 등이 보고됐다.

영토 20% 가까이를 러시아로부터 되찾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은 예상보다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이를 지원하는 서방으로부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진전이 느린 것을 인정하면서도 동맹국들에 진보된 무기를 준비해줄 것과 단결해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중동 등 양대 전선을 하나로 묶어 요청한 안보예산안을 놓고 하원 공화당이 이스라엘 지원안만 단독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다.

한편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가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부, 국회에 대한 신뢰도가 줄줄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해 5월 91%에서 이번에 76%로 하락했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74%에서 58%로,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39%에서 21%로 각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장관급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책임과 안보리에서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기능이 무력화된 점을 비판하며 유엔 개혁을 촉구했다.
[뉴욕=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장관급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책임과 안보리에서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기능이 무력화된 점을 비판하며 유엔 개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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