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 발표
대중국 수출 부진 분석 결과
“제로 코로나 때보다 어려워”
“리오프닝·IT경기 영향 때문”

부산항. ⓒ천지일보DB
부산항.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이 계속 부진한 배경으로 중국 내 경기회복 지연 등 구조적인 요인이 꼽힌 것에 더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침체까지 복합적인 문제가 얽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수출 개선세가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30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대중국 수출 부진 원인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9월 누계 대중국 수출은 916억 달러(약 123조 8248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3% 감소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실적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양국 간 교역이 둔화했던 지난해보다도 부진한 수준이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 과거 거론됐던 중국 경기회복 지연 등 구조적인 요인에 더해 수요적인 요인까지 가세했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상승하고 한중 경쟁력 격차가 축소하며 중국 수입시장 내 한국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인 요인에 수요적인 요인도 가세했다”면서 “지난해 이전까지 구조적인 요인의 영향이 컸지만 최근엔 수요 요인이 더해지면서 대중국 수출 부진이 고착화하는 만큼 이에 대비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대중국 수출입 비중 추이 그래프. (자료: 무역협회)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대중국 수출입 비중 추이 그래프. (자료: 무역협회)

중국은 산업 고도화를 토대로 제조업에서의 경쟁력 개선을 이뤄냈다. 이에 중국산 중간재 자급률도 상승했다. 문제는 이러한 영향으로 한국산 중간재 수입에는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 경쟁력을 기술 수준별로 살펴 분석한 결과, 중고위 기술과 중저위 기술 산업에서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그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었다. 이는 중국시장에서 ‘한국산’이 ‘중국산’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수입시장 내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지난 2015년 10.9%에서 올해 6.2%로 줄었다. 이는 동일 기간 주요국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특히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전지, 자동차, 석유정제 등의 점유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그만큼 중국시장 내 국가 간 수출 경쟁이 치열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이 계속 부진한 배경으로 구조적인 요소와 더불어 수요적인 원인도 지목했다. 중국시장 내 수요가 늘지 못한 것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IT경기 부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등 대중 수출 주력 IT 품목이 부진한 것이 수요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계속된 대중국 수출 부진을 면하기 위해선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우위로 유지하기 위한 대응책 점검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 방안 수립도 필요하다.

또한 중국 산업구조 고도화로 인한 자급률 상승에 대응하면서 고기술·고부가가치 중간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국산 중간재와 기술적 차별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도 고려할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기술 요인은 단기간에 큰 변동이 일어나지 않아 수출 부진이 단기적 현상에 머물지 않고 장기화할 수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출에 구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수출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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