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도 대미 관계 개선 의지
美국방 “대화 채널 유지할 것”

미국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외교부장이 16~17일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전격적으로 회담을 가졌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뉴시스)
미국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외교부장이 16~17일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전격적으로 회담을 가졌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뉴시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중국 외교 사령탑이 오는 26~28일 미국을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이르면 내달 정상회담까지 거론되는 등 미·중 관계의 ‘해빙’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왕이 외교부장(외교장관)의 방미에 앞서 중국이 국무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같은 날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나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사하면서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2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는 리상푸 국방부장(장관)을 해임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불법적으로 사들였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그를 국방부 수장 자리에 올려놨었는데, 왕이 외교 사령탑 방미에 앞서 미-중 갈등을 상징하는 그를 해임한 건 외교 관계 회복을 막는 장애물을 스스로 제거했다는 평가다.

이에 미국도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를 접했다면서 “미국은 군을 포함한 양국의 고위 지도자들이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으나 인사 발령에 대해선 발언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특히 이날 시진핑 중국 주석은 “양측이 입장차를 줄이고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만큼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 언론이 이날 전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또 로이터에 따르면 시 주석은 뉴욕에 본부를 둔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NCUSCR) 연례 만찬에 전달한 서한에서 “미국과 중국이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을 확립할 수 있을지가 전 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왕이 외교부장의 방문에 앞서 “‘상호존중·평화공존·상생협력’의 원칙에 따라 건설해야 한다”며 보다 안정적인 양국 관계를 촉구했다는 설명이다.

외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내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회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왕이 외교부장 겸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의 이번 방미는 미·중 정상회담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고 중국 관영매체는 분석했다. 그가 이번 방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도 만날지는 미지수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왕이 부장이 바이든 대통령과도 면담할지에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미 WP가 이날 전했다.

그러나 앞서 토니 블린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6월 베이징을 방문할 당시 시 주석과 면담한 바 있는 만큼, 왕 부장과 바이든 대통령의 면담도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왕이 부장 방미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도 커지면서 미중 관계가 본격 해빙 분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출처: 연합뉴스)
미중 무역 갈등.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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