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48기가톤 ‘역대 최대치’
중국·인도·러시아, 2030년까지 실질적 감축 의지 의문
영국·독일, 러-우 전쟁 여파로 화석연료 발전 승인
韓 감축격차율 34.2%… 목표치와 실현가능성 간극 커

(제공: 한국경제인협회) ⓒ천지일보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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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올해 11월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을 앞둔 가운데 주요국의 2030 NDC(국가별감축기여)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중국과 미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의 과거 배출량 자료를 바탕으로 한 2030년 전망치와 각국이 설정한 목표치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경협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대치인 48.6GtCO2-eq(기가이산화탄소환산톤)으로 1990년부터 연평균 1.39%의 증가율로 꾸준히 상승해왔다. 유의미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뿐이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는 상위 13개 주요 배출국에서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1위는 2021년 기준 총 14.3GtCO2-eq을 배출한 중국이었다. 이어 미국과 인도, 러시아 등의 순이었다. 이들 4개국의 배출량을 합산하면 세계 배출량의 50%를 넘었다.

(제공: 한국경제인협회) ⓒ천지일보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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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감축 정책을 살펴보면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2030년까지 얼마만큼 줄이겠다는 감축 선언 대신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정점에 도달하겠다”고만 밝혔다.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달성 시점도 국제사회의 2050년 목표보다 10년 늦은 2060년으로 설정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50~52% 수준으로 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2030 NDC 목표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정책 효과를 반영해도 2005년 대비 43% 수준의 감축이 최대치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제공: 한국경제인협회) ⓒ천지일보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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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탄소중립을 위해 경제성장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인도는 2030 NDC 목표를 2021년 배출량인 3.4GtCO2-eq을 훨씬 상회하는 4.6GtCO2-eq으로 선언하고, 2030년까지 석탄발전량을 2022년 대비 25%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넷제로 시점도 중국보다 10년이나 늦은 2070년으로 설정했다.

러시아는 2030년까지 1990년 배출량의 70%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2030 NDC 목표를 선언했지만, 이는 2021년 배출량인 2.16GtCO2-eq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러시아의 넷제로 시점은 중국과 같은 2060년이다.

(제공: 한국경제인협회) ⓒ천지일보 2023.10.24.
(제공: 한국경제인협회) ⓒ천지일보 2023.10.24.

이밖에 탄소중립 선도국으로 알려진 영국과 독일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다시 화석연료를 찾으면서 2030 NDC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영국 정부는 신규 원유·가스 및 석탄 개발 사업을 허가했고, 독일 정부도 2030년 탈석탄 계획을 어기면서 석탄발전소 재가동을 승인했다.

한경협이 주요 20개국(G20)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전망치 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감축격차율’을 계산하니 평균은 25.0%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수치는 34.2%로 평균을 상회했다. 이는 경제성장률, 산업구조 등 현실적인 여건에 비해 2030 NDC 목표치가 지나치게 도전적으로 설정된 것이 이유라고 한경협은 분석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많은 국가에서 온실가스 감축이 계획대로 이행될지 여부가 매우 불확실해진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온실가스 저감 노력과 기후변화 적응 전략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뉴노멀이 되는 ‘이상기후’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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