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체결 규모 약 21조원
공식오찬엔 韓기업인도 참석
“관례상 좀처럼 없는 경우”
“협력방안 집중적으로 논의”

한국전력이 사우디 에너지기업과 수소암모니아 및 그리드 분야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한전 이현찬 신성장 해외사업본부장(왼쪽에서 일곱번째)이 사우디 투자포럼 MOU행사 후 단체사진을 찍은 모습이다. (제공: 한전) ⓒ천지일보 2023.10.23.
한국전력이 사우디 에너지기업과 수소암모니아 및 그리드 분야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한전 이현찬 신성장 해외사업본부장(왼쪽에서 일곱번째)이 사우디 투자포럼 MOU행사 후 단체사진을 찍은 모습이다. (제공: 한전) ⓒ천지일보 2023.10.23.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신(新)중동 붐이 본격화한 가운데 한국 경제계가 중동 최대 부국이자 초대형 경제개발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신도시 건설, 정보통신기술(ICT), 수소·모빌리티 등 신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공식 오찬 자리에는 우리나라 기업인들도 동석해 투자 협력 논의를 이어갔다. 이는 ‘관례상 좀처럼 없는 경우’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2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 투자부와 공동으로 사우디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한-사우디 투자 포럼’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포럼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양국 정부 관계자, 경제인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과 사우디 협력이 유망한 중견·중소기업 관계자 등 기업인 135명이 참석했다.

사우디 측에서는 야시르 알루마이얀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를 비롯해 SABIC, STC, 아람코, 마덴 등 사우디를 대표하는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이후 양국은 네옴시티와 관련한 다양한 양해각서 체결과 한국의 사우디 주요 사업 수주 등 사우디 종합경제계획인 비전 2030과 관련해 협력 분위기가 최고조인 상황이란 평가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양국 간 오랜 기간 신뢰와 협력 노하우가 쌓인 인프라·건설 부문의 협력을 이어 나가자”며 네옴시티 등 사우디의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적임자인 한국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포럼 직전 방문규 산업부 장관,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는 플랜트, 수소, 전기차, 바이오, 인공지능(AI)·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총 46건의 협약이 체결됐다. 이는 규모로만 약 21조원(156억 달러)에 달한다.

MOU는 분야별로 ▲에너지·전력 분야 7건(계약 2건·MOU 5건) ▲인프라·플랜트 8건(계약 1건·MOU 7건) ▲첨단산업·제조업(전기차 등) 19건(계약 2건·MOU 17건) ▲신산업 10건(계약 1건·MOU 9건) ▲금융 협력 등 기타 MOU 2건 등이 체결됐다.

현대자동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약 4억 달러를 합작 투자해 킹 압둘라 경제단지에 건설하는 CKD(반조립제품) 공장 설립 계약을 비롯해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530만 배럴 규모의 원유공동비축계약, 한국전력·포스코·롯데케미칼과 아람코와 블루암모니아 생산 협력 협약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현대차가 중동에서 자동차 공장을 건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중동 시장 공략의 핵심 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양국 정상이 함께한 오찬 자리에는 이례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인들이 동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오찬에 참석한 기업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 정상 회담에는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배석하지 않았지만, 오찬에는 3명 정도가 배석했다. 관례상 이런 경우도 좀처럼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오찬 동안 수행하는 참석자들은 각기 담당 전문 분야별로 함께 모여 앉아 업무 협력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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