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입장문 발표
“소비자 고려하지 않은 기업 정책”
국내산 맥주맥 가격 전년比 4.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마트 내 맥주 판매 코너.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마트 내 맥주 판매 코너.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오비맥주가 지난 11일부터 카스·한맥 등 맥주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린 것과 관련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협의회)가 “소비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업의 가격 정책”이라며 가격 인상 철회를 촉구했다.

23일 10여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오비맥주는 환율 불안과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들었으나 작년 3월 평균 7.7% 인상 후 짧은 기간 내 또 가격 인상을 단행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협의회에 따르면 맥주 원재료인 국내산 맥주맥 1㎏ 가격은 2022년 988.22원으로 전년(1036.80원) 대비 4.7% 떨어졌다.

다른 원재료인 홉의 2022년 단가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7.0% 하락했으며 올해 8월부터는 전월 대비 50.4%로 급락했다. 협의회는 홉 가격이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맥주 주 원재료로 인한 원가 압박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오비맥주 매출원가율, 영업이익률 2개년 자료. (제공: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오비맥주 매출원가율, 영업이익률 2개년 자료. (제공: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협의회가 오비맥주의 매출원가율을 분석한 결과 2020년 40.1%, 2021년 42.2%, 2022년 41.0%로 큰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2022년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1.2%p 떨어졌으며 영업이익률은 3.7%p 증가해 원가 부담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라는 기업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협의회는 설명했다.

또한 협의회가 국내 맥주 시장의 매출 상위 3개 업체인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의 3년간 손익현황을 비교한 결과 2022년 오비맥주 영업이익률은 23.2%, 하이트진로는 7.4%, 롯데칠성음료는 7.7%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협의회는 “오비맥주는 동종업계 대비 3배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호화 실적을 기록했다”며 “자체적으로도 이익이 크게 증가해 오비맥주의 2022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0%, 영업이익은 38.1% 올라 매우 좋은 실적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호화 실적을 누리면서도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이윤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오비맥주를 선택해 준 소비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업의 가격 정책으로 보여진다”고 일갈했다.

맥주 시장 3개년 재무 현황 분석 자료. (제공: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맥주 시장 3개년 재무 현황 분석 자료. (제공: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협의회는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을 검토한 결과 원가 압박에 대한 주장에 크게 타당성이 없고 업체의 영업이익과 매출액까지 매우 양호해 가격 인상의 타당성이 보이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이어 맥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이 외식 물가 상승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 상황이므로 소비자 부담이 심화될 여지가 크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각종 외식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시기를 소비자와 함께 이기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맥주 시장의 또 다른 업체들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오비맥주의) 가격 정책에 편승해 이를 틈타 명분 없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협의회는 지속적으로 시장 현황을 감시하고 모니터링하면서 소비자와 함께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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