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클리블랜드로 가기 위해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이스라엘 방문 직후 미 의회에 100조원 이상의 전례 없는 이스라엘 예산을 촉구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작전을 미뤄야 한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더 많은 인질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작전을 지연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렇다”고 밝혔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이 이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주말을 보내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탑승하면서 석방된 미국인들과의 통화가 “잘 진행됐다”고도 말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대한 지상 침공을 감행할 시 전략적으로 목표를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점령 장기화에 대한 경고,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이 언론이 각국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급습 시 납치했던 미국인 모녀 2명을 석방했다. 미국인 모녀는 가자지구 국경 근처의 나할 오즈 키부츠에서 납치돼 이스라엘 중부의 군사 기지로 이송됐다.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급습한 이후 첫 인질 석방이다. 이들 모녀는 시카고의 일리노이 에번스턴 출신으로 주디스 타이 라난과 그의 17세 딸인 나탈리 라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공영 방송 칸은 두 여성이 이중국적자로 이스라엘계 미국인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새벽을 기해 이스라엘을 급습, 민간인 등 1400명을 살해하고 200여명을 인질로 잡아간 바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들의 석방을 위해 협력한 카타르와 이스라엘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우리는 이번 석방을 돕기 위해 여러 수준에서 많이 개입했다”면서도 이스라엘과 카타르가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인정했다.

그는 “아직 하마스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는 미국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이 가족 품으로 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아직도 10명의 미국인들 행방이 묘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20일(현지시간) 하마스가 이스라엘 급습 시 납치했던 미국인 모녀 2명이 석방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천지일보 2023.10.21.
20일(현지시간) 하마스가 이스라엘 급습 시 납치했던 미국인 모녀 2명이 석방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천지일보 2023.10.21.

특히 커비 조정관은 가자지구-이집트 사이의 ‘생명줄’ 라파 통로 개방에 대해 “곧 개방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이 “(이르면) 몇 시간 내, 또는 며칠 내에 가자지구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했다.

이와 관련 “통로를 향하는 도로가 손상을 입어 트럭들이 그 도로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집트 측이 도로를 정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인질들의 대다수가 생존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몰아낼 것을 다짐하며, 공중 공격으로 가자지구를 향한 무자비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가자지구에서 수백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적어도 413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1만 3000명이 부상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유엔은 100만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면서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라파 관문을 재개방해 인도적 원조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자지구=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심가 가자시티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집에서 뛰쳐나오고 있다.
[가자지구=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심가 가자시티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집에서 뛰쳐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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