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소] 전남 여수 오동도

여수 10경·한국의 아름다운 길
3월엔 3000그루 동백꽃 만개
용골·산책로·등대·음악 분수대

전남 여수 오동도는 여수 10경 중 하나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은 오동도 전경.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10.18.
전남 여수 오동도는 여수 10경 중 하나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은 오동도 전경.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10.18.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날이 갈수록 가을 색이 짙어지는 요즘이다. 전남 여수에는 가을 낭만이 가득한 곳이 많다. 그중 오동도는 여수 10경 중 하나이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돼 호젓한 가을 낭만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오동도는 섬 모양이 오동잎을 닮았다 해 오동도라 불린다. 오동도 전설 중 하나인 왕을 상징하는 영물 봉황이 무리 지어 살았다고도 한다. 

◆오동열매 먹기 위해 살았다는 봉황 설화

고려 말 신돈은 왕을 상징하는 영물 봉황이 오동 열매를 먹기 위해 오동도에 무리 지어 살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풍수지리에 밝은 신돈은 기울어 가는 고려 왕조를 대신할 새 임금이 전라도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라도의 전(全)자가 사람(人) 자 밑에 임금(王) 자를 쓰고 있는 데다 오동도에 상서로운 봉황이 날아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후 전라도의 한자는 ‘人’이 아닌 ‘八(여덟 팔)’로 고치고 오동도에 봉황이 날아들지 못하게 오동나무를 모두 베어내도록 했다고 한다. 

오동도 동백은 섬 전체에 3000여 그루가 해마다 1월이면 피기 시작해 3월이면 만개한다. 사진은 산책 숲에 떨어진 동백 꽃.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10.18.
오동도 동백은 섬 전체에 3000여 그루가 해마다 1월이면 피기 시작해 3월이면 만개한다. 사진은 산책 숲에 떨어진 동백 꽃.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10.18.

오동도에 전해지는 또 하나의 전설이 있다. 어부와 함께 살던 아낙이 도적에게 쫓겨 파도에 몸을 던졌다. 남편은 슬퍼하며 오동도 기슭에 아내를 묻었다. 북풍한설이 몰아치던 그해 겨울부터 무덤가에 붉은 꽃이 피어났고 바로 그 여인의 절개가 동백꽃으로 환생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동백꽃을 여심화(女心花)라고도 부른다.

◆이순신 장군 노량 가기 위해 지나가  

오동도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 4월 조선총독부에 의해 건설된 길이 768m의 방파제가 있어 육지로 연결돼 있다. 이 도로를 따라 걷거나 순환차량(동백열차)을 이용해 오동도로 건널 수 있다.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오동도 방파제는 768m로 1935년 4월 조선총독부에 의해 건설됐다. 태풍과 높은 파도를 피하기 위해 건설됐다. 여수시 수정동과 오동도를 잇는다. 관람객을 실은 동백열차가 방파제를 달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8.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오동도 방파제는 768m로 1935년 4월 조선총독부에 의해 건설됐다. 태풍과 높은 파도를 피하기 위해 건설됐다. 여수시 수정동과 오동도를 잇는다. 관람객을 실은 동백열차가 방파제를 달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8.

조현구 오동도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방파제가 세워지기 전 이순신 장군은 노량(지금의 남해)에 가기 위해 지났다 해서 ‘유서 깊은 바닷길’이라고 표현한다”고 오동도 방파제의 역사를 설명했다. 

오동도로 들어가기 위해 동백 열차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걸어가며 선선한 해풍과 따뜻한 햇살 등 오동도만의 가을 낭만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오동도의 방파제 길과 산책코스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바 있을 만큼 운치가 있다. 방파제 끝부분에 다다르면 오른편으로 산책코스를 시작할 수 있는 자연숲 산책로가 나온다. 

◆길 따라 매력 가득 자연 숲 산책로 

데크길을 따라 거닐다 보면 군데군데 오동도만의 매력 포인트가 눈에 들어온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도 속해 있는 오동도 해안 길을 걷다 보면 용굴, 해돋이 전망대, 오동도 등대, 시누대 터널, 맨발 산책로 등을 만날 수 있다. 산책로를 지나 오동도 중앙 잔디광장에는 음악분수, 여순사건 기념관, 거북선 전시장, 포토존 등이 있다.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용굴은 오동도 입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내려가면 보인다. 물이 들어와 직접 가볼 수는 없고 볼 수만 있다. ⓒ천지일보 2023.10.18.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용굴은 오동도 입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내려가면 보인다. 물이 들어와 직접 가볼 수는 없고 볼 수만 있다. ⓒ천지일보 2023.10.18.

용굴을 보러 내려가는 길도 바람과 파도, 탁 트인 남해가 눈에 들어와 운치 있다. 용굴에서 땀을 흘리며 올라오면 바람골에서 한여름 무더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오동도 자연 숲 산책길을 걷다 보면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 울창한 동백 숲이 눈에 띈다. 오동도 동백은 섬 전체에 3000여 그루가 해마다 1월부터 피기 시작해 3월이면 만개한다.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시누대는 굵기가 가늘고 매듭이 밋밋해 과거 이순신 장군이 화살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시누대 숲은 인증샷 명소 중 하나다. ⓒ천지일보 2023.10.18.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시누대는 굵기가 가늘고 매듭이 밋밋해 과거 이순신 장군이 화살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시누대 숲은 인증샷 명소 중 하나다. ⓒ천지일보 2023.10.18.

시누대 터널은 연인들이 선호하는 산책로 중 하나다. 대나무의 일종인 시누대는 과거 이순신 장군이 굵기가 가늘고 매듭이 밋밋해 화살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시누대 터널에서의 인증샷은 중앙광장의 포토존과 함께 가장 인기가 많다. 시누대 터널을 지나 오른편으로는 해돋이 전망대 이정표가 있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다도해로 불리는 남쪽 바다의 수평선이 펼쳐져 있다. 새해 첫날 향일암과 함께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오동도 명물 등대·음악 분수대

오동도 가장 깊숙한 안쪽 오동도 테마공원에는 1952년 처음 불빛을 밝힌 오동도 등대가 26m의 높이를 자랑하고 있다. 여수·광양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여수시는 2011년 오동도 산책로에 콘크리트 길을 모두 걷어내고 인공 황토와 지압판으로 산책로를 조성했다. 발 지압과 삼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맨발의 관광객을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이유다.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오동도에서 나오는 입구 왼편으로 올라가다 보면 자산공원 일출정이 있다. 소원나무가 있어 인증샷 명소로 유명하다. 사진은 자산공원 일출정에서 바라 본 오동도 모습. ⓒ천지일보 2023.10.18.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오동도에서 나오는 입구 왼편으로 올라가다 보면 자산공원 일출정이 있다. 소원나무가 있어 인증샷 명소로 유명하다. 사진은 자산공원 일출정에서 바라 본 오동도 모습. ⓒ천지일보 2023.10.18.

오동도의 명물 중 하나로 음악 분수대를 꼽을 수 있다. 너비 45m, 높이 30m로 물안개 분수, 오아시스 분수, 봉황 분수 등 12종에서 2012가지의 분수 형태를 연출할 수 있다. 산책

코스를 돌아보며 흘린 땀을 식히는 시간을 갖기엔 충분하다. 음악분수는 3월~10월까지, 바닥분수는 7, 8월만 운영한다.

오동도를 둘러본 후 자산공원 전망대도 추천한다. 자산공원 전망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시간에는 오동도에서 나오는 입구 왼편으로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높이가 꽤 있지만 오르다 보면 오동도와 자산공원 일대의 풍경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자산공원 일출정에서는 소원 나무가 있어 연인, 친구, 가족끼리 소망을 빌며 나무 명패를 매달아 놓아 새로운 인증샷 코스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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