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자리에 TK 이만희
원외 인사들, 지도부에 쓴소리
당내선 인재풀 부족 목소리도
당원들 “망했다고 생각” 부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규 전 사무총장, 유상범, 강민국 전 대변인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규 전 사무총장, 유상범, 강민국 전 대변인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이 혁신과 쇄신을 외친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지도부를 재구성하고 항해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도부 구성을 두고 당내 일부를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에 이어서 내년 총선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하는 사무총장까지 영남권 출신이 주요 당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임명직 당직자 인선을 확정했다. 임명된 당직자들은 이만희 사무총장(경북 영천시청도군), 함경우 조직부총장(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경기 동두천시연천군), 박정하 수석대변인(강원 원주시갑), 윤희석 선임대변인(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김예지 최고위원(비례) 등이다.

당직자들은 친윤 색채가 대체로 옅고 과반이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는 만큼 지도부가 혁신과 쇄신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하지만 여당의 대표, 원내대표에 이어 사무총장 자리 모두 영남권 출신으로 채워진 만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안 바뀌면 그 사람들(임명직 당직자들)이 아무리 노력한들 이 당이 진짜 변화된 모습으로 가겠느냐”라며 “특히 이번에 사무총장, 부총장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그 개인 분들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그분들은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100% 그대로 할 사람들 아닌가”라면서 “그걸 보고 뭐가 바뀌는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2023.10.17 (출처: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2023.10.17 (출처: 연합뉴스)

또한 핵심 주요 당직인 사무총장을 영남권 인사로 채운 점을 두고 여당 인재풀이 현저히 좁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수도권에 사람이 없다는 건 저도 인정한다”며 “사람이 없다고 지형을 더 넓히지 않고 본인 손바닥 내에서 쓰려고 하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시인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인선 아닌가 싶다”며 “그나마 그게 합리적인 인선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수도권이 지난번 21대 때 너무 참패하다 보니까 사람 풀이 사실은 많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상황이 이러니까 다들 이해를 다 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국감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수도권 중심으로 많이 배치하려고 애쓰셨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원들은 지도부 인선과 관련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당원 게시판에는 “경상도 국힘(국민의힘)으로만 가나 보다. 눈치만 보는 대표. 이준석보다 무능하다” “지도부라는 것들은 책임지는 놈도 없고 TK(대구·경북) 위주로 뽑는 거 보고 그냥 망했다고 생각한다”는 등의 글들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에서 쇄신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서는 당 대표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일반 유권자 국민을 대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당 대표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이상 별 의미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무총장이) 영남 출신인 것도 문제지만 영남이 아니더라도 문제는 계속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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