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사건이 발생한 브뤼셀 도심. (AP/연합뉴스) 2023.10.17.
총격사건이 발생한 브뤼셀 도심. (AP/연합뉴스) 2023.10.17.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격화되면서 각종 혐오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특정 민족과 종교에 대한 증오와 갈등이 더욱 고조되면서 세계가 또다시 양분되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스웨덴인 2명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벨기에 일간 HLN과 로이터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유로 2024 축구대회 예선전이 열린 이날 오후 7시 15분께 브뤼셀 도심 생크테레트 광장 인근에서 스쿠터를 타고 나타난 한 남성이 건물 입구에서 총 8발의 총탄을 쐈다.

극단주의 무장조직 IS(이슬람국가) 출신이라고 주장한 이 남성은 총격 전 ‘신은 위대하다’라는 의미의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는 공개된 녹취록에서 “IS 출신으로 알라의 투사”라면서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을 미워한다. 또 우리는 종교를 위해 살고 종교를 위해 죽는다. 저는 지금까지 3명의 스웨덴인을 죽였다. 제가 잘못한 사람들, 그들이 저를 용서하기를 바란다. 저는 모든 사람을 용서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러한 혐오 범죄가 발생하자 알렉산더르 더 크로 벨기에 총리는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한다”며 “가까운 파트너로서 테러와의 전쟁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벨기에 위기센터는 시민들에게 위험지역으로 불필요한 여행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특히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6세 팔레스타인계 어린이가 26차례나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각) 집주인에게 살해된 6세 어린이 와데아 알파윰. (로이터/연합뉴스) 2023.10.17.
15일(현지시각) 집주인에게 살해된 6세 어린이 와데아 알파윰. (로이터/연합뉴스) 2023.10.17.

그와 함께 있던 32세의 여성도 10회가 넘는 자상을 입었으며 현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미국-이슬람 관계 협의회(CAIR)는 이 여성이 숨진 6세 아이의 어머니라고 밝혔으며, 경찰은 용의자 조셉 추바(71)를 1급 살인, 1급 살인 미수, 2건의 증오범죄, 흉기 난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CAIR은 “숨진 어린이의 아버지가 집주인(용의자)이 문을 두드렸고 그(아이의 모친)가 문을 열었을 때 집 주인은 목을 조르려고 했고 칼로 공격하면서 ‘너희 무슬림은 죽어야 한다’고 소리쳤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윌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잔혹한 공격의 두 희생자 모두 이슬람교도들”이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관련된 중동 분쟁으로 용의자들의 표적이 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 끔찍한 증오 행위는 미국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으며, CAIR은 “정치, 언론, SNS 등에 의해 확산 중인 이슬람 혐오 발언과 반팔레스타인 인종차별이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관련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환경에서 폭력을 저지르는 이들에 대해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6세 이슬람교 소년 살해 용의자 조셉 추바. (연합뉴스) 2023.10.17.
6세 이슬람교 소년 살해 용의자 조셉 추바. (연합뉴스)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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