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부상을 당한 어린이들. (출처: 뉴시스, AP)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부상을 당한 어린이들. (출처: 뉴시스, AP)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110만명의 주민들에게 남부로 대피하라고 하면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에 대한 총반격을 예고한 가운데 지상전이 임박하자 국제기구들의 인도주의적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중증환자를 이동시키는 것은 사실상 ‘사형 선고’에 가깝고 이미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어린이만 최소 614명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14일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의 무력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어린이를 포함해 총 1900명이며 부상자는 769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 아동은 최소 614명, 여성은 약 370명이다.

대대적인 공격을 앞두고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110만명의 주민들에게 24시간 이내 남부로 대피하라고 통보한 이스라엘에 대해 유엔은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피난을 떠나는 것이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간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집을 떠나야 했던 사람은 약 42만 3000여명이다. 여기에 대피명령으로 100만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슬람의 적십자인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기 위해 전 세계에 도움을 구했다. PRCS는 “병원에 있는 병자와 부상자, 노인과 장애인을 대피시킬 수단이 없다. 가자 지구 전체에 안전한 지역은 없다”며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이 명령을 철회하도록 전 세계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에 대해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는 일”이며 “가자지구 주민들은 전 세계가 자신들에게 등을 돌렸다고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날 취약한 병원 환자를 대피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WHO 대변인 타릭 자사레빅은 “부상으로 인해 기계식 인공호흡기와 같은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중증환자들이 있다”며 “이들을 옮기는 것은 사형선고와 같다. 의료진에게 이송을 요청하는 것은 잔인함을 넘어선 행위”라고 밝혔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를 통해 “위기의 주변국 전파와 난민 문제 악화를 막아야 한다”며 “모든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팔레스타인인을 강제 이주시키거나 내부 이주를 유발하려는 시도에 대해 다시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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