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스트레스 개화이론’은 다음과 같다. 기온과 햇빛의 양이 갑자기 변하면 날씨에 민감한 식물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은 본능적으로 죽을지 모른다고 판단해서 서둘러 씨앗을 퍼뜨리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은 우선 꽃을 피우기 위한 ‘개화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식물에게도 스트레스는 필수라는 것이다. 봄을 알리는 개나리나 매화, 목련, 산수유 등을 온실 안에서 키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라 시대에는 연꽃이 만발했는데 그 이후로는 연꽃을 피우지 않았던 경주시 부운못이라는 곳이 있다. 2000년 준설 작업을 한 뒤에 2003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2년 만에 연못의 절반이 연잎으로 덮이게 됐다고 한다. 천년 전 씨앗이 싹을 틔웠다고, 사람들은 ‘천년 만에 환생한 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조선시대 강희안은 ‘양화소록’이라는 책에서 ‘연 씨는 갈지 않으면 싹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정도로 단단해서 땅속에서 썩지 않고, 때로는 몇천년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뿌리에 상처를 입어야만 연꽃이나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식물의 생리처럼 사람도 상처와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키우면서 정말 공감했던 말 중에 ‘아프고 나면 뭐 하나씩 배우더라’는 말이다. 신기하게도 말을 배울 때 아프고 나면 무엇인가 새로운 말을 배우곤 한다. 물론 아프고 나서 볼살이 빠지면서 더 성숙해 보이고 키가 더 큰 것 같은 느낌은 착시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뭔가 아픔을 겪으면서 더 성숙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더 자라서는 실연 등의 아픔을 통해서 성숙해지기도 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라는 대중가요 가사처럼 실연의 아픔을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우리가 꼭 끼는 신발을 신어서 발이 불편해질 때 비로소 발의 존재를 의식하는 것처럼 마음도 불편해질 때 마음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의 마음에 비춰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강의를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는데 ‘수저타령 하지 말라’는 말이 공감이 갔다. 사실 금수저가 은수저보다, 은수저가 흙수저보다 더 나은 것은 사실이다. 대신 예전에 환경이 안 좋다는 것은 지금과 비교가 안 될 정도였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아무리 가난해도 의지만 있다면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돈을 버는 방법도 노력 여하에 따라서 다양하고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충분히 무료로 얼마든지 빌려 볼 수 있고 블로그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공부할 수도 있다.

상처를 통해서 더욱 단단해지고 그것을 이겨내려는 의지만 가진다면 훨씬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위에 언급한 서정진 회장이라든지, ‘세이노의 가르침’ 저자 세이노라든지,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도 그런 어려움을 딛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경우는 많다. 스트레스를 나쁘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더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기 위한 동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 같은 결과를 낸 두 사람이 있다고 해도 더 스트레스 받고 더 노력한 사람이 더 많이 기쁘고 행복할 것이다. 스트레스를 두려워하기보다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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