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및 국방부 국방정책자문위원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수년 만에 부활한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지난달 26일 서울 도심지 숭례문~광화문 구간에서 열렸다. 시가행진에서 우리 방산기업이 생산한 명품무기인 K2 전차 및 K9 자주포, 다연장 로켓 천무,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와 탄도미사일 현무-4, 공격형 무인기 등 핵심 군 무기와 장비를 선보였다. 현무-4 후속체계로 개발 중인 고중량·고위력의 현무-5는 지하 100m 벙커도 파괴할 수 있는 병기로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 괴물무기로 불린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후속 K2-X 전차, K9-X 자주포, 초고중량·고위력의 극초음속탄도미사일의 전력화가 기대된다. 우리 방산기업들이 힘을 내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정부의 지원정책이 더욱 중요해졌다.

윤석열 정부의 국방혁신 4.0은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구상을 기본계획에 담아 세심하게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도 국방 R&D 예산을 5조 800억으로 2018년 2조 9천억 대비 크게 늘렸다. 제2창군 수준의 혁신에 방점을 두고 우리 군을 AI(인공지능) 과학기술군으로 혁신하려 한다. AI기반의 첨단기술력을 활용해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및 혁신적 국방 R&D 체계 구축 등 국방력 기반에 긍정적 효과를 파급시킴과 동시에 인구절벽에 따른 상비병력 감소에도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접근이다.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정책도 전례 없이 확대되고 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뛰는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정부는 방산수출지원 협력체계 구축 및 맞춤형 기업지원을 통한 수출 경쟁력 도약을 핵심 정책과제로 삼은 지 2년 차다.

이에 힘입어 2022년에는 방산수출 역사상 최대인 173억불의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수출시장도 폴란드 등 유럽지역까지 확장됐다. 연평균 30억불 내외의 예년 수출액과 비교하면 5배 이상의 실적이다. 그러나 일부 분야의 경우 한계 상황에 처한 것도 사실이다. 해외 글로벌 방산기업은 30여년부터 전문화·통합화·대형화해 해외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여 왔다. 재정투자 확대 및 국방 R&D 분야의 과감한 혁신 없이는 록히드 마틴이나 보잉사 등 해외 대형방산기업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의 원천 기술 및 가격경쟁력은 해외 구매자·개발자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어 정부의 과감한 지원정책만 있으면 도약이 가능하다. 무기체계의 기술 첨단화 요구에 부합하도록 국방 R&D 활성화와 생산기지의 전문화·고도화를 위한 육성책이 더욱 중요해졌다.

나아가 기존 무기체계의 AI 접목과 함께 4차 산업혁명과 융합한 K-방산 소프트웨어 분야를 부국강병의 첨병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K-방산 소프트웨어는 드론봇과 AI, 무인화, 자율주행 등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선도할 기반이다. 때맞춰 국방부와 방사청이 AI 기반의 원격무기체계 및 유·무인 복합체계 등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기대가 크다. 기존 방산 소프트웨어 분야의 대형 R&D 기업과 함께 혁신적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 벤처들이 함께 하는 국방 AI, 그리고 AI 기반의 생명공학(Bio) 신기술을 비무기체계 분야 혁신전략산업으로 육성할 발판 마련도 중요하다.

우리의 방위산업 기술력은 세계 3위의 제조업 경쟁력 지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괄목할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특정 영역의 첨단기술력은 아직 미흡한 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무기체계는 인공지능 신기술 접목이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K-방산의 성공은 최첨단 기술 확보 여부에 달려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으로 필요한 신기술 분야에 국방 R&D 예산을 우선 배정하고 투자 규모 또한 더욱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국방 R&D 예산을 국방비 대비 현 6%대에서 10% 수준으로 늘리려 한다. 그러나 대통령 임기 중 15%까지 획기적으로 늘려 우리 방산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선도 경쟁국 기업을 추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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