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임병용·마창민·김진 물망 올라
‘LH 철근 누락’ 등 재발방지책 묻는다
DL이앤씨·롯데건설서만 총 13명 사망
시공사 갑질 관련 정몽규 HDC회장도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올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철근 누락과 무량판 포비아’ ‘계속된 중대재해’ 등 유독 건설업계 사건·사고가 많았다. 때문에 국정감사 증인석에 오를 인물들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은 이한준 LH 사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김진 롯데건설 안전보건실장 등이다.

매년 국정감사 기간 대기업 대표들을 불러두고 ‘면박주기’를 한다는 비판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건설업계에서 증인으로 참석하는 대표들에겐 해당 사항이 없다. 4월에 발생한 LH아파트 신축 현장의 지하주차장 붕괴, 끊이지 않는 사망사고 등을 책임져야 할 이들이기 때문이다.

먼저 이한준 LH 사장과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장의 증인으로 출석할 전망이다. 지난 4월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한준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 사장은 91개 아파트 단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철근이 누락된 단지 5곳이 누락 정도가 경미하다고 자체 판단해 지난 발표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한준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 사장은 91개 아파트 단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철근이 누락된 단지 5곳이 누락 정도가 경미하다고 자체 판단해 지난 발표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출처: 연합뉴스)

LH와 관련해 쟁점은 발주자로서의 관리·감독 의무 이행 여부다. 건설업계에서 발주자는 자금을 쥐고 있기 때문에 시공은 물론 설계나 감리 등에서도 누수가 없도록 안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에도 ‘건설공사발주자의 의무’로 명시된 사항이다.

다만 현재 LH는 사고 아파트의 설계와 감리 업체가 전관 업체라는 점, 말년 이사 사표 수리 등 ‘꼬리 자르기’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또한 2년 전 부동산 투기 문제로 ‘LH 혁신안’까지 나왔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다시 드러난 부분도 이번 국감에서 질타받을 전망이다.

LH아파트 사고로 ‘순살자이’라는 오명을 얻은 GS건설의 임병용 부회장도 국감장에서 질문 공세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GS건설은 올해 최고 수위 징계라고 할 수 있는 ‘영업정지 10개월’ 처분을 받기도 했다.

GS건설 임병용 사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25 (출처: 연합뉴스)
GS건설 임병용 사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25 (출처: 연합뉴스)

GS건설은 LH아파트 붕괴 현장의 시공을 맡은 건설사다. 붕괴 사고 이전부터 신축 단지의 악취나 벽면 균열, 침수 등 하자 문제가 여러 번 거론됐다. 특히 임 부회장의 경우 이번 국감 증인으로 서는 최고경영자 중 가장 먼저 출석을 요청받은 만큼 국회가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이후 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건설사 대표들도 국감 증인 출석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와 김진 롯데건설 안전보건실장을 증인석에 세울 예정이다.

특히 DL이앤씨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이후 노동자가 8명이나 사망하면서 단일 업체로 국내 최대 규모의 사망자 발생 건설사가 됐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DL이앤씨 돈의문 사옥 앞에서 생명 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공동행동 회원들과 중대재해 희생자 유족들이 중대재해 근절 및 생명 안전 개악 저지 순회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9.19. (출처: 뉴시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DL이앤씨 돈의문 사옥 앞에서 생명 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공동행동 회원들과 중대재해 희생자 유족들이 중대재해 근절 및 생명 안전 개악 저지 순회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9.19. (출처: 뉴시스)

문제는 고용노동부가 나서 DL이앤씨의 주요 현장을 4차례나 점검했음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8월 11일에도 부산 연제구의 아파트 재개발 현장에서 DL이앤씨 하청 업체 소속 29살 남성이 추락해 사망했다.

앞서 마 대표는 작년 10월 환노위 종합 국감에 출석해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중대재해를 줄이는) 방법을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었지만, 올해만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롯데건설도 지난 3년 동안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에만 지난 2월과 5월, 7월, 9월까지 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선 김진 롯데건설 안전보건실장이 사고 경위와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법 제정 이후 롯데건설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는 5건이고, 노동자 5명이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롯데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롯데건설 전국 모든 현장에 감독을 실시하고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지난 4일 밝힌 바 있다.

정몽규 HDC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옛 청운동 자택에서 고 변중석 여사 16주기 제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3.08.16. (출처: 뉴시스)
정몽규 HDC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옛 청운동 자택에서 고 변중석 여사 16주기 제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3.08.16. (출처: 뉴시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시공사 하도급업체 갑질 의혹 관련해 정몽규 HDC 회장이 질의를 받기 위해 증인 명단에 올랐다. 앞서 법원은 지난 7월 공정위가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HDC현대산업개발에 내린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세계 최장 현수교인 튀르키예 차나칼레 대교 공사 지연에 따른 공사비용 미지급 의혹과 관련해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유동호 관수이앤씨 대표이사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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