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 여유롭게 고향 방문
고향 안 가고 여행 다녀오기도
코로나로 못 드렸던 제사도 드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석 연휴 닷새째인 2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귀경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석 연휴 닷새째인 2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귀경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2.

[천지일보=이한빛, 홍보영 기자] “오랜만에 딸이 와서 요리도 해주고 나들이도 같이 가서 좋았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갔네요. 방금 딸과 헤어졌는데 내년 명절까지 못 볼거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딸을 배웅하던 박순희(86, 여)씨는 못내 아쉬워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역 승강장에는 지역 곳곳을 거쳐 도착한 열차가 멈추자 여행객들과 귀경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합실에는 3여년의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일상회복한 첫 명절을 맞아 여행을 다녀오거나 고향을 방문했다가 일상으로 돌아오는 이들로 북적였다. 여행용 가방을 끌고 백팩을 메거나 종이가방을 들고 부모님이 바리바리 싸준 보따리 등을 든 채 향하는 발걸음은 ‘다시 시작이다’라는 결연함을 엿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특히 6일이라는 황금연휴 덕에 여유롭게 여행 및 고향을 다녀왔다고 입을 모았다.

김은영(33, 여)씨는 “연휴가 길어서 아이를 데리고 어디로 가면 좋을지 고민했다. 고민 끝에 아이를 위해 고창에 있는 키즈 캠핑장을 갔다왔다”며 “이번 추석 연휴간 여행으로 아이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자연 풍경을 보며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이와 함께 집으로 향하던 조인기(가명, 40, 남)씨는 “부산이 고향이라 어머니와 아버지를 뵙고 왔다”며 “마침 대체공휴일과 개천절까지 겹쳐 여유롭게 가족들과 밥도 먹고 해운대도 가서 바다도 보며 신나게 놀고 왔다. 특히 아이가 무척 좋아했다”고 만족해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석 연휴 닷새째인 2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귀경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석 연휴 닷새째인 2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귀경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2.

역귀경을 택해 부산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정수영(가명, 63, 남)씨는 “서울에 제사를 지내는 장손이 있어 조카들과 아들과 딸과 함께 여기서 연휴를 보냈다”며 “긴 연휴 덕분에 제사도 지내고 밖에 나가서 외식도 하며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자취 중인 정기식(가명, 21, 남)씨도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있어 함께할 시간이 적었는데 이번 연휴 기간이 길어서 좋았다”라며 “부모님 옆에서 제사 음식하는 거 도와드리고 오후에 경복궁에 가서 기념 사진도 찍으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간 코로나19로 못 드린 제사도 드려 많은 친척들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는 시민도 있었다. 김기태(20, 남)씨는 “매번 드리던 제사를 코로나19 감염 전파가 두려워 못 드렸었다”라며 “다행히 이제 일상회복이 돼 경기도 연천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 뵙고 오랜만에 제사도 지냈다. 남은 연휴 기간 본가에도 가서 친척들과 같이 저녁도 먹고 오손도손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가족들과 모였다는 이미라(63, 여)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청와대, 통일전망대에 가서 구경하며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휴가 끝나고 막상 떠나보내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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