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이롭게 빛, 내리다’ 주제
각계 대표, 시민 등 1500여명 참석
대통령 참석 없어 ‘개천절 홀대론’도

2017년 10월 3일 ‘세상에 내린 빛, 사람을 향한 희망’이라는 주제로 개천절 경축식이 열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참석자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7년 10월 3일 ‘세상에 내린 빛, 사람을 향한 희망’이라는 주제로 개천절 경축식이 열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참석자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3일 단기 4355년 개천절을 맞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국가 주요 인사, 정당·종단대표와 주한외교단, 개천절 관련 단체, 각계 대표, 시민 등 1500여명이 참여하는 개천절 행사가 열린다. 

2일 행전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경축식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숭고한 정신이 대한민국 뿐 아니라 온 세계에 퍼져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길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널리 이롭게 빛, 내리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경축식은 개식선언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개국기원 소개, 주제영상 상영, 경축사, 경축 공연, 개천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서로 진행된다.

먼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제일 큰 종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의 종소리로 행사가 시작된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휴가 중 바다에 빠진 외국인을 구조한 강태우·김지민 소방관 부부가 낭독한다.

주제영상은 튀르키예 지진 구호대와 캐나다 산불 진화 지원 등 홍익인간의 정신을 실천하며 함께 위기를 극복한 전 세계 다양한 시민영웅들의 활동이 소개된다. 

경축공연에서는 비슬무용단이 만물이 태동한 이후 화합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우리 세상을 아름다운 춤으로 표현한다. 싱어송라이터 박학기씨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이 노래 ‘빛의 자손들’과 ‘아름다운 세상’을 합창한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만세삼창은 안양역에서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한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장대원씨를 비롯해 이건봉 현정회 이사장과 일명 ‘한국사 천재’라 불리는 김해 주촌초등학교 5학년 정하랑 등이 맡는다. 

이 외에도 지자체, 재외공관 등에서도 개천절 관련 자체 경축식과 전통제례행사 등을 개최해 경축식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국적으로 3만여명이 개천절 관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 개천절, 하늘 문이 열린 날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뜻을 갖는 개천절은 BC 2333년 10월 3일 한국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 탄생을 기념하는 국가 기념일이다. 3.1절, 광복절, 제헌절, 한글날과 함께 대한민국 5대 국경일 중 하나로 1949년 10월 1일 제정됐다.

고조선의 시조는 바로 단군왕검이다. 단군왕검의 아버지인 환웅(桓雄)은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하늘 문을 열고 태백산 신단수(神壇樹) 아래 내려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이화세계(理化世界) 곧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의 대업을 시작했으니 이때가 BC 2457년 음력 10월 3일이었다. 오늘날 개천절의 근간이 되는 날이다. 

개천절은 단군을 숭배하는 대종교의 종교적 기념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평안도, 함경도 등 한반도 북부에서 단군과 음력 10월 3일을 연결해 생각하는 민간신앙 의식의 일부로 전해지는 ‘향산제’가 1909년 단군교표명서 발표를 하며 개천절로 지칭하게 됐다.

각 종단에 따르면 ‘개천’에는 단군이 고조선을 개국한 의미도 있지만, ‘하늘 문이 열렸다’는 뜻도 담겨있다. 대종교에서는 “개천은 이 땅에 하늘의 뜻이 처음 펼쳐진 날”이라며 “그래서 우리나라를 하늘을 섬기는 천손(天孫) 민족이라고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운교는 “하늘의 열린다는 의미는 하늘의 도(道)가 이 땅에 내려옴을 의미한다”며 “하늘의 뜻을 아는 사람이 그 뜻에 따라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개천절 경축식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등 정부가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대종교는 지난해 박민자 총전교 명의로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단 2개뿐인 국경일 중 ‘건국기원절’로 기렸던 ‘개천절’에 대해 2011년 이후에는 국무총리가 대독하던 대통령의 경축사마저 국무총리로 격하하고 국경일 유공자에 대한 포상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개천절 정부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부 수립 이후 정부 수립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매년 개천절 경축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 때부터 대통령이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2011년부터 대통령 경축사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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