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대북 인도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법륜스님이 27일(현지시간) “일본에 과거를 묻지 않듯, 남북문제도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연차 미국을 방문한 법륜스님은 이날 버지니아 주 한 식당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의 입지가 국제 왕따였던 4년 전과 달리, 외교적으로 좋아졌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분열돼 중국과 러시아라는 뒷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북한이 굳이 한국한테 매달릴 필요가 없어졌다”며 “그렇기 때문에 쉽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긴 어렵다. 지금까지의 통상적인 갑(위치)에 서서 을을 다스리듯이 (대화를)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인다”고 진단했다.
법륜스님은 한미일 협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기가 위해서라도 한미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더 적극적인 정책을 쓸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더 획기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간 협력은 미국의 오랜 꿈이었고 그것이 이뤄졌는데, 지금 한국 내에서 지지율이 낮다”며 “만약 한국 정부의 정권이 바뀌면 이것이 흔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원하듯이 한미일 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려면 한국 내 여론이 긍정적이라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남북문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과거를 묻지 않고 (관계를) 획기적으로 풀었듯이 남북 문제도 획기적으로 풀어버리면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미일에) 편중된 것을 벗어날 수 있다”며 “그래야 편중된 외교정책에서 과감한 외교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륜스님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일-북중러 대결 구도가 형성된 데 대해 “북중러에서 북한을 빼면 북중러 협력 관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고, 거꾸로 한미일 협력관계를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법륜스님은 북한과 군사적 긴장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의 군사기술이 북한에 유입되는 게 가장 큰 위험”이라며 “만약 북러 군사협력이 2~3년만 지속되면 북한의 군사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 막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봤다.
스님은 북한 비핵화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가장 큰 위험 요소”라며 “당장 (핵 역량을) 동결이라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 동결을 조건으로 북미 관계를 정상화해 위험을 우선 막는 게 중요하다. 그 정도로 적극적으로 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