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선대위 고문 제안
중도층·수도권 경쟁력 기대
일각선 패배 ‘총알받이’ 주장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 연구환경 개선을 위한 제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2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 연구환경 개선을 위한 제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25.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이 안철수 의원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대위의 상임고문으로 낙점했다. 친윤(친윤석열)이 주도하는 국민의힘은 그동안 안 의원을 거리를 두었으나 이번에는 먼저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안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 함께한다는 심정”으로 선거에 뛰어들기로 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주내로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선대위를 출범시킨다. 선대위에서 안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상임고문을, 정우택·정진석 의원이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다.

친윤 일색인 당 지도부가 ‘안철수 카드’를 선택한 건 투 트랙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윤은 3.8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대표를 지원하면서 안 의원을 철저히 배척해왔다. 안 의원과 등 돌렸던 친윤이 갑자기 도움이 요청한 건 안 의원의 중도층·수도권 표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안 의원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강서구청장 선거를 이기고 싶은 것이다. 대신 명예직에 가까운 상임고문을 맡겨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안 의원이 선거의 일등 공신이 되는 건 막자는 계산으로 관측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12.

반대로 패배를 염두에 둔 계산이 있을 수 있다. 강서구청장 선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만일 선거에서 질 경우 ‘수도권 위기론’을 강조해 온 안 의원에게 화살이 향할 수 있다. 지도부의 책임을 분산하기 위한 묘수라는 것이다.

민주당도 비슷한 의구심을 내비쳤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전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패배하고 나면 책임을 누군가에게 씌워야 하는데, 결국 ‘윤핵관’은 쏙 빠지겠다는 것 아니냐. 안 의원의 정치적 안위가 걱정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국민의힘은 누군가를 ‘총알받이’로 내세워 사지로 모는 식으로 정치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안 의원의 중도층·수도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내 차기 대선주자에서 흠집을 낼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윤 대선주자들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인 안 의원의 경쟁력이 상처 받는 장면을 은근히 기대할 수 있다.

안 의원은 친윤 지도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상임고문 제안이 없었더라도 보궐선거 지원에 나설 생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역구 일정이 바쁘지만 조용히 선거를 지원하는 게 당원의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후문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감을 앞두고 지역구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있고 (보궐선거는) 쉽지 않은 선거인 줄 안다”면서도 “당의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심정으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개시되면 수시로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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