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방사능 측정, 모두 불검출
바가지요금 근절 저울 수시 점검
상인회, 규정 강화·자체 자정 노력
방문객 “김장용 새우젓 미리 샀다”

‘제23회 소래포구축제’가 9월 15~17일 사흘간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맨손으로 대하 잡기에 도전하고 있다.이번 축제기간 소래포구축제에는 45만여명이 다녀갔다.  (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3.09.18.
‘제23회 소래포구축제’가 9월 15~17일 사흘간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맨손으로 대하 잡기에 도전하고 있다.이번 축제기간 소래포구축제에는 45만여명이 다녀갔다.  (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3.09.18.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수도권 대표 해양생태축제인 인천 남동구 ‘제23회 소래포구축제’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전날인 17일 성공적 막을 내렸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우려 속에 열린 소래포구축제가 흥행이란 결과로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남동구에 따르면 축제 기간인 이달 15~17일 누적 방문객 수는 지난해보다 많은 약 45만명으로 집계했다.

축제가 열린 이튿날 오후 1시경 행사자장 옆 소래포구어시장은 해산물 구매를 위한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남편과 함께 축제장을 찾았다는 손도영(43, 학익동)씨는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해 그동안 마음이 찜찜한 상태였다. 아직은 우리나라 바다까지 오염수가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안심이 돼 꽃게를 많이 샀다”며 “예전처럼 안심하고 해물을 먹을 수 있도록 원전 오염수를 더 이상 바다에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박철례(72, 청학동)씨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 깜짝 놀랐다. 올해 김장을 위해 새우젓도 미리 샀다. 정부에서는 과학적 근거로 안심하고 해물을 먹으라고 하지만 솔직히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예전처럼 걱정 없이 생선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제23회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축제가 열린 이튿날인 16일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은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3.09.18.ⓒ천지일보 2023.09.18.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제23회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축제가 열린 이튿날인 16일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은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3.09.18.ⓒ천지일보 2023.09.18.

남동구에 따르면 이번 축제 첫날과 둘째 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각각 10만명과 15만명의 관람객이 몰렸고, 드론쇼와 불꽃놀이가 있는 마지막 날엔 20만명의 주민과 관람객이 대거 몰리면서 사흘간 소래포구 일대는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올해 축제는 ‘소래바다’의 정체성을 녹여낸 다양한 프로그램과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 행사, 흥겨운 무대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축제 첫날 소래포구의 수산물 재료를 활용한 요리경연대회는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쏠렸고, 500인분 규모로 만든 대형 비빔밥도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어 서해안풍어제과 남동구풍물단 길놀이로 흥을 돋웠고 20개 동 주민자치회가 참여한 주민자치박람회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또 개막 축하공연에 나선 가수 에일리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람객들의 기대를 200% 충족시키며 소래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둘째 날은 어죽시식회를 시작으로 소래 버스커 콘서트, 어린이 바다 인형극 등을 선보였고, 힙합 뮤지션 자이언티가 무대에 올라 ‘소래 힙(hip)한 콘서트’를 흥겹게 장식했다.

소래포구 수산물음식 경연대회 퍼포먼스(제공: 인천 남동구)  ⓒ천지일보 2023.09.18.
소래포구 수산물음식 경연대회 퍼포먼스(제공: 인천 남동구)  ⓒ천지일보 2023.09.18.

마지막 날은 남동구립여성합창단 공연, 남동 in(人)콘서트, 꽃게‧새우 로봇댄스, 어린이 바다 EDM 파티, 소래 재즈콘서트 등 볼거리‧즐길 거리로 가득 채웠다.

폐막 축하 공연은 여성 듀오 다비치의 화려한 무대에 더불어 소래드론쇼, 불꽃놀이가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16~17일 이틀간 꽃게 낚시, 대하 맨손잡기 등 체험 행사가 진행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웃음꽃을 피우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체험존 주변에는 ‘착한 가격 캠페인’을 통해 대부분 1만원 이하 음식으로 구성된 먹거리 부스와 푸드트럭이 운영됐다.

그간 다소 위축됐던 소래포구어시장도 축제 기간 다시 활기를 띠었다.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비롯해 인천수협 소래공판장 등은 발 디딜 틈 없이 손님들로 북적였고, 꽃게 대풍어 시기와 맞물려 모처럼 웃음꽃을 피었다.

제23회 소래포구 축제 현장(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3.09.18.
제23회 소래포구 축제 현장(제공: 인천 남동구청) ⓒ천지일보 2023.09.18.

소래포구어시장에서 활어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축제기간 많은 기대를 했다. 정부에서 안심하고 회를 먹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선입견 때문인지 생각보다 손님이 없다”며 “인천은 해물 입점부터 철저하게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찾아 주면 좋겠다. 바가지요금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저부터도 바가지요금 없는 소래포구어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이 찾아주시면 최선을 다해 서비스도 해드리겠다”고 했다.

남동구는 축제 전 3주에 걸쳐 매일 방사능 오염도를 측정해 구 홈페이지와 어시장 전광판 등에 게시했으며, 모두 불검출됐다.

또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계량기(저울) 수시 점검과 상인 간담회 등을 통해 예방에 힘썼고, 상인회 측도 규정을 강화하는 등 자체 자정 노력을 기울였다.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이번 축제가 그간의 우려를 씻고 오히려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재확인하고 소래포구의 강점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라며 “아직 미흡한 점도 있지만 변화의 노력을 지속하며, 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소래관광벨트 사업을 통해 소래포구가 명실공히 수도권 대표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원전 오염수 776만 3000리터를 바다로 방류했으며, 내년 3월까지 3차례 추가 배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인천 남동구 제23회 소래포구축제 현장 모습. (제공: 인천 남동구청) ⓒ인천 천지일보 2023.09.18.
인천 남동구 제23회 소래포구축제 현장 모습. (제공: 인천 남동구청) ⓒ인천 천지일보 2023.09.18.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