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병철·박정천 등 군부실세 수행
미 “북러 무기거래 시 추가 제재”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서 만난 김정은과 푸틴. (출처: 연합뉴스)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서 만난 김정은과 푸틴.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방문 일정에 북한 무력기관 간부들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수일 내 정상회담을 열고 공식 만찬을 개최할 예정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로시야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먼저 양국 관계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북한은 우리의 이웃이며, 여느 이웃 국가들처럼 우리는 좋은 호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격적인 방문을 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를 기념한 공식 만찬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은 동지가 푸틴 대통령의 초청에 의해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며 “방문 기간 푸틴 동지와 상봉하고 회담을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현재 전용 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평양을 떠나 러시아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서 목적지로 추정되는 블라디보스토크까지 1200㎞ 정도지만 느린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하루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심야 또는 12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고 12일이나 13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 당국은 김정은 위원장이 함경북도 나선(나진·선봉) 지구와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북러 접경 두만강 철교를 통과해 이동하거나,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 역에 도착하는 루트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최선희 외무상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오수용·박태성 당 비서 등과 함께 동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장소는 2019년에도 회담장으로 사용된 극동연방대학이 거론되고 있다. 당시 회담은 1대1 단독회담과 수행원을 대동한 확대회담, 이후 만찬 순서로 진행됐다.

이번 회담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쓸 북한의 재래식 무기, 북한이 비대칭 전력 확보에 투입할 러시아의 첨단 군사 기술을 교환하는 무기 거래가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 북한 외화벌이를 위해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을 늘리는 문제, 러시아의 대북 식량 수출 등 유엔의 대북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는 여러 사안이 다뤄질 수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백악관은 북한을 향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을 준수하라”며 신속한 추가 제재 방침을 밝혔다.

에이드리엔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가 공개적으로 경고해왔듯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기간 북한과 러시아간 무기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고 한 공개적인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매슈 밀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러 정상간 무기 거래 가능성과 관련, “우리는 이번 회담의 결과를 매우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면서 “북한에서 러시아로의 어떤 무기 이전도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어떤 단체나 국가에 대해서도 공격적으로 제재를 집행해왔다”며 “적절하게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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