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간도학살 100주기 추모기도회

극우 단체 맞불 집회 열려 현장 일대 ‘아수라장’

‘어머니의 기도’ 추모상 제작했지만 종로구 반대로 무산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추모기도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추모기도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가 개최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 추모기도회’에서 기장 총회장 강연홍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날의 죄를 기억하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일본 정부는 남아있는 기록이 없다는 핑계로 100년 전 그날의 대학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역사는 기억해야 하고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발행한 국사대사전 등의 기록에 따르면 1923년 9월 도쿄 등 간토 일대를 강타한 규모 7.9의 대지진으로 최소 10만 5000명이 숨졌다.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 등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약 6600여명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일본에게 학살됐다. 일본 내 시민단체들은 1973년 요코아미초 공원에 추도비를 세우고 해마다 추도 행사를 열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마다 간토대학살 추도 행사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추모기도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추모기도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특히 기장은 ‘어머니의 기도’란 제목의 간토대학살 추모상도 제작했다. 기도하는 어머니의 형상을 본뜬 추모상은 창, 죽창, 몽둥이와 함께 피해자 군상들의 뒷모습이 새겨졌다. 총회 측은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군 위안부 전쟁범죄를 전세계에 알리는 구심점이 됐듯이 이번 추모상을 통해 역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 드러낼 수 있는 기초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연대사를 통해 “추모상은 아픈 역사를 직시하지 못했던 일본에 대한 통렬한 회개며 폭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평화의 일꾼이 되겠다는 우리의 다짐”이라며 “회개와 다짐에 NCCK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기장은 추모상을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울 계획이었지만, 종로구청이 불허하면서 무산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주최로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추모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보수단체 회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주최로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추모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보수단체 회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이날 바로 옆에서 극우단체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극우 단체 관계자들은 “간토대학살의 내용은 거짓”이라는 취지로 기도회를 비판했다. 일부 단체 관계자들은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기장 총회는 기도회를 마친 후 행진으로 이동한 후 추모상 제막식을 갖기로 했으나, 행진이 사전 신고가 안 됐다는 이유로 경찰의 통제를 받으면서 행진 참가자들과 경찰 간의 실랑이가 벌어져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추모기도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이 기도회를 마친 뒤 행진을 시도했지만 행진 미신고로 경찰에 가로막혀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추모기도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이 기도회를 마친 뒤 행진을 시도했지만 행진 미신고로 경찰에 가로막혀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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