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계획 따라 동물사 조성
행동풍부화 등 프로그램 추진

마른 물웅덩이·공사소음 등
일부 동물사 지적 목소리도
“차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전주동물원이 1978년 문을 연 이후 2015년부터 생태동물원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놀이시설을 갖춘 반달가슴곰사.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전주동물원이 1978년 문을 연 이후 2015년부터 생태동물원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놀이시설을 갖춘 반달가슴곰사.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최근 동물원 내 열악한 환경과 영양 불균형 등으로 인해 동물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천지일보는 4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전주동물원을 방문해 동물원 내 시설과 동물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전주동물원은 지난 1978년 문을 열었으며 18만 7975㎡의 부지에 사자·하마·호랑이 등 80여종 400여 마리의 동물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전주시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도 동물원을 찾은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은 동물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뻐하고 있었다.

◆동물복지 우선 생태동물원 조성

10여년 만에 방문한 동물원의 모습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철창과 콘크리트로 된 작은 우리 안에 커다란 몸을 억지로 집어넣은 듯했던 곰사는 흙 바닥에 나무 몇 그루와 물웅덩이를 갖추고 있었다.

사자사와 표범사, 반달가슴곰사 등도 기존의 협소한 공간에서 흙 바닥에 나무로 된 놀이시설을 갖춰 훨씬 넓은 공간으로 변모했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생태동물원을 조성하기 위해 동물복지를 최우선으로 2015년에 세운 전주생태동물원 조성사업 계획에 따라 추진 중”이라며 “현재 초원의 숲과 코끼리사, 천연기념물 보존관 조성을 마지막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방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이지만 수도권에서 운영하는 동물원 못지않게 동물복지에 신경 쓰기 위해 행동풍부화나 긍정 강화 훈련 등을 지속해서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동풍부화란 동물이 원래 살던 자연환경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육 상태에 있는 야생동물이 제한된 공간에서 보이는 무료함과 비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줄임으로써 최대한 야생에서 보이는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을 보이도록 돕는다.

긍정 강화 훈련은 칭찬과 보상을 통해 동물의 긍정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훈련이다.

전주동물원은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으로 지난 2016년 큰물새장, 사자사 시설환경 개선공사와 동물병원을 신축했으며 2017년에는 늑대사 신축공사를 완료했다. 또 지난 2018년에는 곰사 신축과 초식동물의 숲 조성 공사를, 2020년에는 잔나비의 숲과 호랑이사 신축공사를 완료했다.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4일 전주동물원에 있는 에조불곰이 폭염으로 인해 축 처져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4일 전주동물원에 있는 에조불곰이 폭염으로 인해 축 처져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폭염에 개선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어

동물원을 찾은 아이들은 인기가 많은 호랑이나 늑대·사자·재규어·표범 등이 있는 우리에 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동물들도 폭염에 지쳤는지 움직임이 없고, 잠을 자고 있거나 축 늘어져 있어 아쉬워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연거푸 들렸다.

우리 속에 있는 물웅덩이가 말라 있어 동물들이 더위를 식힐 수 없어 보여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김미숙(가명, 40대, 여)씨는 “사람도 더워서 힘든데 동물들은 어떻겠냐”며 “가족들과 함께 왔는데 안타깝다”고 발걸음을 옮겼다.

생태공원 조성으로 인한 공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소음으로 인해 혹여나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했다. 이에 동물원 관계자는 “물웅덩이는 원래 사용하던 것인데 흙으로 막아뒀다. 지금 물 자원이 조금 부족한 상황”이라며 “방사장과 내실에 음수대를 마련했는데 추후에 보수해서 수영장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방사장에 물이 없더라도 내실 문을 열어 놓아 자유롭게 물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양쪽에 있다 보니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부연했다.

또 “과거에는 새로운 종을 계속 구입하고 여러 마리를 키우기도 했으나 지금은 무분별하게 번식하지 않고 최대한 넓은 곳에서 건강하도록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5년부터 동물복지를 생각하는 동물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찾아오는 분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물복지를 최우선으로 전주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전주동물원. 시민들의 관심 속에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곳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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