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지난달 17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송암 박두성 기념관에서 손자 박현재씨를 만나 박두성의 생전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송암 박두성은 1926년 11월 4일 한글점자를 반포했습니다. 그는 시각장애인에게 세종대왕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가 개발한 한글점자는 ‘훈맹정음’이라 불립니다. 시각장애인을 사랑하는 박두성의 마음이 훈맹정음에 담겨있습니다.

송암 박두성은 1888년 4월 26일 인천 강화군 교동면에서 6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박두성은 독립운동가 이동휘의 권유로 14세에 한성사범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어의동보통학교에서 8년간 교편을 잡았습니다.

이후 박두성은 1913년 1월 6일 조선총독부 제생원 맹아부로 발령받았습니다. 박두성은 당시 시각장애인 교육이 청각과 주입식 교육 위주로 진행되던 걸 보며 점자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는 이종덕, 전태환 등 8명과 함께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를 비밀리에 조직해 1920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글점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저녁마다 박두성의 집에 모여 불을 끄고 점자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7년여간의 노력 끝에 1926년 8월 한글점자가 완성됐습니다. 박두성은 조선총독부에 편지 한 통을 보냈습니다. 한글점자를 만들어서 반포하려고 하니 허가해 달란 내용이었습니다.

박현재씨는 “전부 일본어를 하고 한글은 못 쓰던 시대에 한글점자를 반포하겠다니 죽기를 자처하는 거였죠. (일본 순사가) 할아버지를 비롯해서 같이 모인 사람들을 몽땅 다 잡아갈 거 아닙니까. 그렇게 됐다면 우리 집은 쑥대밭이 됐을 겁니다. 그때 당시 종로경찰서에 공문서가 안 갔다는 건 우리 집 기적 중 기적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두성은 1931년 성경의 점자 원판을 제작하기 시작해 1941년 신약성경 점자판을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6.25 전쟁 중 소실됐습니다. 1954년 성경 점역에 다시 착수해 1957년 성경전서 점역을 완성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피플&포커스] 손자가 들려준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 송암 박두성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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