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47 보스톤' 포스터
영화 '1947 보스톤' 포스터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일제에게서 해방된 후 우리의 삶은 어땠을까. 가슴이 뜨겁게 벅차오르던 그 순간 전 세계에 우리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달린 삶을 그린 영화가 출정한다.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1947 보스톤’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강제규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가 참석했다.

영화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손기정 선수의 이야기부터 광복 후 첫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서윤복 선수의 이야기까지 담았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강제규 감독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연출하며 2016년 ‘장수상회’ 이후 약 7년 만에 이번 작품을 들고 온 만큼 시선을 모으고 있다.

강 감독은 “흥행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시나리오를 처음 접하고 연출을 할 때 느꼈던 감정들이 있는데 그 시대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비교할 수박에 없는데 그 시대에는 광복 이후에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굉장히 빈곤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배고픔이 가장 큰 적이라고 할 정도”라며 “정부가 세워지기 전 혼란한 시기에 세계대회에 나가서 원대한 꿈을 펼쳐보자는 열정, 희생 등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러한 시대정신이 지금 힘들게 살고 계시는 많은 관객들에게 시사하는 바, 울림이 있지 않겠나라고 생각했다”고 작품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 강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여서 어떻게 세 분(손기정, 남승룡, 서윤복)의 이야기를 사실에 가장 근접해서 보여줄 것인가. 시나리오 작업 때도 실제 이야기를 충실히 담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며 “그리고 마라톤 영화니까 마라톤에 집중하자 해서 과연 어떻게 마라톤 42.195㎞를 보여주고 설계할 것인가.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많이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시완 배우가 서윤복 선수 역할을 맡았은데 어떻게 서윤복화 할까, 진짜 마라토너로 어떻게 만들까에 대해 고민했다. 결국 임시완 배우를 통해서 서윤복을 느끼고 마라톤을 느낄 것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집중하고 동화되는 핵심적인 부분이지 않을까 해서 임시완 배우를 진짜 마라톤 선수로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민족의 영웅으로 거듭났던 손기정 역할을 맡은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접하기 전까지는 손기정 선생님에 대해 민족의 영웅으로 알고는 있었는데 그 안의 상황은 몰랐다. 어떻게 태극마크를 달게 됐고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게 됐는지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됐다”면서 “시나리오에 울림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움직였다. 또 이 이야기를 푸는 강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작품 선택 배경을 설명했다.

또 손기정 역할에 대해 “감독 역할이었고 손기전 선생님의 경우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금메달을 따셨는데 그거에 대한 아픔이 크셨던 것 같다”며 “일장기를 가렸다는 것만으로 탄압과 핍박을 받으시고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 그러고 광복 후 서윤복을 만나서 재기하게 되고 자기가 못 다 이룬 꿈을 서윤복을 통해서 이루는 과정을 겪었다. 굉장히 외골수적이고 끊고 맺음이 강한 에너지가 큰 분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준비 과정에 대해 “일화를 준비한 감독님께 굉장히 사소한 것 하나하나 물어봤다. 성격이나 어떻게 이겨냈는지, 성품 등을 물어봤고 감독님께서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많이 말씀해주셨다”고 밝혔다.

임시완은 1947년 보스톤 대회에 참가한 서윤복 선수 역을 맡았다. 서윤복 선수는 어려서부터 손기정 선수를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달리기에 재능이 있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마라토너를 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임시완은 “실제 서윤복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것처럼 비록 작품일지라도 작품에 임하는 동안만큼은 국가대표라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정말 국가대표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작품을 하는 동안만큼은 국가를 대표해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임시완에 대해 “촬영 15%쯤 진행됐을 때 합류했는데 그날만을 기다렸다. 첫 촬영을 하는데 저도 모르고 ‘서윤복 ᅟᅵᆼ나타났다’고 혼자 중얼거릴 정도로 이미지 속에서 갖고 있었던 서윤복과 모니터에서 본 서윤복이 소름 돋을 정도로 비슷해 짜릿한 경험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촬영을 하면서 한류를 그대로 느낀 경험도 전했다. 강 감독은 1947년 서울과 보스톤을 재현하기 위해 여러 곳에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해외에서도 시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왜 이 도시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가 생각했다. 당시 도시 전체를 통제해서 찍었는데 ‘한류의 힘’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추석 개봉에 대해 강 감독은 “촬영을 하고 굉장히 많은 시간이 흘렀다”면서 “영화를 빨리 찍고 개봉을 못한 그 시간들이 혹독하고 힘들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어서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추석 때 많은 영화들이 개봉하는데 다행스럽게 다양한 장르들이 개봉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도전, 열정과 같은 메시지들이 많은 분들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1947 보스톤’은 내달 27일 추석연휴에 개봉을 확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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