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기경 백제 세력 확장 관련 자료
백제 전형적 특징 보이는 토기 등 출토

순천 죽내리 유적 전경.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8.30.
순천 죽내리 유적 전경.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8.30.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전남 순천에서 6~7세기경 백제 세력 확장과 관련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는 석실 군집분이 확인됐다.

순천시는 순천 죽내리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 성과를 공유하는 현장 설명회를 내달 1일 개최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죽내리 유적은 1996년 순천-구례 간 도로 확·포장 공사에 따른 구제발굴조사에서 구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삼국시대 문화층이 확인돼 학계에 주목을 받았다. 학술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1999년 유적 일대 2만 1711㎡가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순천 죽내리 12호분 석실 내부.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8.30.
순천 죽내리 12호분 석실 내부.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8.30.

이번 발굴조사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순천시가 전라남도로부터 마한문화권 학술조사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됐다. 삼국시대 순천시 일대 정치세력, 성격과 양상 등을 규명하기 위해 시행됐다.

조사 결과 6~7세기경 백제 세력 확장과 관련한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는 석실(돌방무덤) 군집분이 확인됐다. 조사가 이뤄진 고분군은 순천시 황전면 죽내리 성암산 남쪽 사면 능선을 따라 분포하고 있으며 확인된 5기의 석실은 백제 중앙의 석실과는 다소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또 주변에는 산사면을 따라 같은 고분이 더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죽내리 12호분 석실 외부.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8.30.
죽내리 12호분 석실 외부.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8.30.

특히 이번에 조사된 13호분은 석실 내부를 정연하게 눕혀 쌓아 매장 주체부를 만들었다. 입구는 문주석, 문지방석 등의 문틀구조를 갖춘 횡혈식석실로 전남 동부지역에서 도굴이나 훼손 없이 확인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매장 주체부에서는 금제이식(귀걸이)을 비롯해 백제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이는 토기들과 쇠화살촉, 쇠낫, 쇠손칼, 쇠관못 등이 출토됐다.

현장을 조사한 재단법인 나라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섬진강을 따라 남해안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의 백제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 학술적으로 매우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죽내리 12호분 출토 유물.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8.30.
죽내리 12호분 출토 유물.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8.30.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성과를 바탕으로 다수의 삼국시대 고분이 분포하고 있는 죽내리 유적 일원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고분군과 연계해 북쪽 산 정상부에 있는 순천 성암산성에 대한 학술조사도 진행해 삼국시대 순천 지역에 대한 역사적·학술적 성과를 꾸준히 발굴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순천 죽내리 유적 현장 설명회는 내달 1일 오후 2시 순천시 황전면 죽내리 산41번지 발굴현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관련 분야 연구자뿐만 아니라 유적에 관심 있는 일반인 누구나 참석해 발굴조사기관으로부터 유적 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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