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번영복음’ 신념 확산
76% “하나님, 재정 풍족 원해”
“팬데믹, 물가 상승 등 영향”

헌금과 십일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헌금과 십일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성경에는 ‘무엇을 먹고 마실까 구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6장 31절에서 32절인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는 성경에서 유명한 구절이다.

하지만 교인들의 인식은 어떨까. 

미국 크리스천 투데이가 보도한 기독교계 여론조사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물질적 번영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는 교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회와 자선단체에 더 많은 기부를 할수록 하나님께 복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 교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교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교인 10명 중 5명(52%)은 자신의 교회가 “교회와 자선단체에 더 많이 기부하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 76%에 해당하는 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재정적 번영을 원하신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물질적 복을 받기 위해 하나님께 뭔가를 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교인도 45%로 높은 수치였다. 

번영복음은 물질이나 재정적 풍족함은 하나님의 뜻이라 믿으며 신앙이 자신의 물질적 부를 증가시킨다고 믿는 기독교계에서 반성경적으로 일컫는 신념이다. 

스콧 맥코넬 라이프웨이리서치 전무이사는 교인들 사이에서 최근 이런 신념이 확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런 신념은 젊은 세대와 교육 수준이 낮은 교인들 사이에서 퍼져 있었다. 조사에서는 18~34세(81%)와 35~49세(85%)의 교인들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재정적 번영을 원하신다”는 의견에 가장 많이 동의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과거 조사 결과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2017년 실시한 조사에서 하나님께 물질적 복을 받으려면 뭔가를 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교인은 18~34세(65%)와 35~49세(58%)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났다. 

또 고등학교 졸업 이하(50%)나 대학교 일부 과정 이수자(48%)는 학사 학위(38%)나 석사 학위(30%)를 가진 사람들보다 이 신념에 더 동의했다.

이에 대해 맥코넬은 “젊은 교인들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 많은 기부를 하면 하나님께서 복 주실 것’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에 더 자주 긍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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