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관영 언론 보도
“북, 해외 거주자 귀국 허용”
韓 정부 “제한적 개방인 듯”

[베이징=AP/뉴시스] 22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북한의 고려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북한 국영항공사 고려항공 여객기가 지난 2020년 1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경을 폐쇄한 지 3년 7개월 만에 베이징에 착륙해 북·중 하늘길이 다시 열렸다. 2023.08.22.
[베이징=AP/뉴시스] 22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북한의 고려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북한 국영항공사 고려항공 여객기가 지난 2020년 1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경을 폐쇄한 지 3년 7개월 만에 베이징에 착륙해 북·중 하늘길이 다시 열렸다. 2023.08.22.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이 해외 거주자들의 본국 귀환을 다시 허용할 것이라는 북한 국영 언론의 보도가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의 전면 개방에 대해선 관련 동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가비상방역대책본부를 인용해 귀국한 북한 주민들이 일주일간 격리병동에서 적절한 의료 관찰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주 3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에서 출발한 국제 상업 비행기가 베이징에 착륙했다”며 “환구시보(Global Times)가 취재한 경제계 사람들은 (국가 간 교류가) 단계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지용 상하이 푸단대 한국학센터 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북한은 국제 관광을 허용하기 전에 먼저 북한 근로자와 학생, 기업인의 귀환을 허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교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랴오닝 사회과학원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뤼차오씨도 글로벌타임스에 “계약 기간이나 학업 기간을 마친 북한 노동자, 학생, 외교관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일괄적으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통일부는 “동향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27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외 체류 주민의 귀국을 승인했다’고만 돼 있다”면서 “그러니까 현재 북한이 국경을 제한적으로 개방한 상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북한이 국경 봉쇄로 인해 여러 가지 경제적인 어려움들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인사 교류가 차단됨에 따라서 불편한 점도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하는데 그러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국경 개방을 일단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국경 개방에 따라 중국 등 제3국 탈북민이 강제로 북한에 송환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북한의) 국경 개방 후 중국 내 탈북민의 강제 북송 가능성에 대해 정부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 내 탈북민들이 본인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되지 않고, 본인의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국경 개방이 북한 주민의 어려운 민생과 참혹한 인권 상황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의 유입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북한 주민 등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개선되자 북한은 지난 7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이달 들어선 카자흐스탄 세계태권도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것에 더해 중국·러시아와의 항공 운항도 재개했다. 외국인의 북한 입국은 국경 개방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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