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정상회의 전체회의
22개국 가입 희망 등 논의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 (AFP/연합뉴스) 2023.08.23.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 (AFP/연합뉴스) 2023.08.23.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미국을 위시한 서방 헤게모니의 대항마로 떠오른 브릭스(BRICS, 신흥 5개국)가 회원국 가입과 반서방 연대 등 외연 확장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22~2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4년 만에 브릭스 대면 정상회의가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정상들이 23일 새 회원국들을 받아들이는 사안을 두고 마찰이 발생,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남아공 외무장관은 이날 정상회의 전체회의에서 브릭스 정상들이 새로운 회원국들을 받아들이는 사안에 대해 모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새로운 가입 기준을 제시하면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의 한 소식통은 “인도는 후보 회원국들의 이름 문제뿐 아니라 기준에 대한 합의를 촉구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인도의 모디 총리가 제안한 기준에는 잠재적인 후보국인 이란·베네수엘라를 배제하고 회원국이 국제 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요구하는 내용과 1인당 GDP 조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는 새로운 격동과 변혁의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브릭스 회원국들은 항상 단결을 통해 힘을 강화하려는 우리의 설립 목적을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 상황으로 대면 회의 대신 화상으로 참석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헤게모니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브릭스(BRICS, 신흥 5개국)가 반(反)미 반서방 연대 구축을 놓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5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연설하는 모습. 앞서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에 가 있는 것보단 러시아에 남아있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대면 회의 대신 화상으로 참석하기로 했다. (AP/뉴시스) 2023.08.23.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헤게모니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브릭스(BRICS, 신흥 5개국)가 반(反)미 반서방 연대 구축을 놓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5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연설하는 모습. 앞서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에 가 있는 것보단 러시아에 남아있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대면 회의 대신 화상으로 참석하기로 했다. (AP/뉴시스) 2023.08.23.

최근 미국과 더욱 가까워진 인도는 중러와는 다른 결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가 서방에 여전히 친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는 올해 새로 취임한 룰라 대통령의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서방에 점점 더 손을 내밀고 있는 모양새다. 인도와 중국은 분쟁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충돌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브라질도 전날 반(反)미 반서방 연대 구축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첫날 “우리는 G7, G20 또는 미국에 대항하고 싶지 않다”면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조직화할 생각이나 선진국들과 경쟁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브릭스 측은 40개국 이상이 가입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현재 이란에서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22개국이 공식적으로 가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브릭스 국가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을 차지, 선진 7개국(G7)이 차지하는 25% 남짓한 점유율보다 큰 규모를 이루고 있다. 브릭스 가입 희망국들은 이번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4일 요하네스버그에 대표단을 파견해 이 지역의 지도자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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