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사실상 끝난 상황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감소
수입액, 1천만 달러 밑돌아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일본 맥주 수입 규모. (자료: 국세청)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일본 맥주 수입 규모. (자료: 국세청)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이 급격히 늘어 동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 전보다도 큰 규모다. 다만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넉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수입액은 23개월 만에 1천만 달러를 밑돌았다.

16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작년 동월 대비 239.0% 증가한 7985톤(t)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동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또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지난 2019년 7월(5132t)보다도 큰 규모다. 바로 직전 해인 2018년 7월(7281t) 규모보다도 많은 수치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작년 동월보다 281.9% 증가한 677만 5천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규제 조치 직전인 지난 2018년 7월(663만 9천 달러)보다 규모가 크다. 동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2017년 7월(706만 8천 달러)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하면서 지난 2019년 7월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뒤 국내에서는 일본 맥주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 수입량 회복으로 불매운동은 사실상 종료된 분위기가 읽히고 있다.

대형마트·편의점엔 아사히, 삿포로, 기린 등 일본 맥주가 다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일본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작년 매출이 3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35억원을 보이며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우리나라 전체 맥주 수입량의 35.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상 맥주 수입국 가운데 1위다. 일본 다음으론 중국(3141t), 네덜란드(2696t), 독일(1881t), 폴란드(1639t), 아일랜드(843t), 미국(656t) 등 순으로 파악됐다.

중국 칭따오 맥주와 네덜란드 하이네켄 맥주의 경우 일본 맥주 불매운동 기간 1위를 차지했으나 다시 역전된 상황이다.

다만 지난달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2415t으로 작년 동월보다 4.6% 감소했다.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올해 4월부터 넉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액도 959만 9천 달러를 기록해 21.2% 감소했고, 이 역시 넉 달 연속 감소세다. 일본 어패류 수입액이 1천만 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2021년 8월(756만 8천 달러) 이후 23개월 만이다.

어패류 수입량과 수입액은 활어를 비롯해 냉장·냉동 어류, 갑각류, 연체동물 등의 어패류를 모두 합해 계산됐다. 일본 어패류 수입량·수입액은 올해 1~3월 석 달 연속 늘었다가 4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예고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본 맥주의 인기와 관련해 뚜껑째 열어 마실 수 있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는 편의점 매장에서 지난 5월 출시와 동시에 품귀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는 지난 5월 1일부터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를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GS25에서는 5월 1~2일에만 50만캔이 발주됐다. GS25에서 판매 중인 맥주 작은 캔 카테고리 상품 중 역대 최대 물량이다. 당시 편의점 점주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48캔을 발주했는데 24캔밖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숨겨놓고 팔아야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는 2021년 4월 일본에서 처음 출시됐다. 캔을 일부만 개봉하는 다른 맥주와 달리 뚜껑 전체를 열도록 만들었고, 풍성한 거품이 올라와 생맥주와 같은 맛을 낸다. 일본에서도 출시 초기 물량 부족 사태가 빚어질 만큼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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