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부서 들리는 우려 목소리
“심각한 위기… 인물도 부족”
여야, 수도권서 엎치락뒤치락
수도권 조직위원장 인선 주목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26.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처라고 할 수 있는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 민심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에선 내년 4월 총선을 8개월 앞두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연이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당이 경쟁력 있는 ‘총선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전히 수도권 선거가 어렵다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라고 알려진 신평 변호사를 비롯해 비윤계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이준석 전 대표, 당 소속 의원들까지 거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신 변호사는 지난 3일 KBS라디오에서 “최근 국민의힘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는 전멸, 전체 의석수에서도 지금보다 오히려 더 줄어든 참혹한 결과가 나와 쇼크를 안겨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이 공지문을 통해 “완전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고, 신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적으로 본인의 불찰”이라며 사과했지만 ‘수도권 위기론’은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일이 총선이라면) 국민의힘이 100석 정도, 범민주당 계열이 180석 정도 할 것”이라며 “양쪽이 고루 인물난일 수 있는데, 문제는 민주당은 지방선거든 총선이든 여러 번 당선돼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이 재선, 3선이 됐다. (국민의힘은) 수도권이 참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엔 안철수·윤상현 의원 등 현역 의원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분당이 지역구인 안철수 의원은 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총선 수도권 전망에 대해 “심각한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일단은 인물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그래서 당선될 만한 사람들이 없는데다가 대부분의 현재 국회의원들이 민주당이다 보니까 그분들과 대항해서 싸우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갤럽을 포함해서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내년에 야당을 뽑겠다는 의견이 여당을 뽑겠다는 의견보다 작게는 10%(포인트)에서 많게는 20%(포인트)까지 야당을 뽑겠다는 분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경험해 보면 (인재 영입에)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린다”며 “(당에서)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중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의 여야 지지도를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기대하는 내년 4월 총선 결과에 대해 ‘여당 승리(정부 지원론)’ 응답이 36%, ‘야당 승리(정부 견제론)’이 48%인 것으로 조사됐다. 17%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기에 수도권 인물난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 1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인물난에 대해 “인물난은 사실 주객이 전도된 이야기다.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면 가만히 있어도 좋은 인물이 많이 들어온다”며 “지금 이런 상황으로 가면 무조건 참패인데 좋은 사람이 누가 들어오려고 하겠냐”고 했다. 하 의원은 “이번 총선은 사실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못 넘어간다. 30% 초반대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수도권은 거의 몰살”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위기론으로 인해 인재 영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16일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되는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인선 결과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최근 조강특위를 가동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고당협을 채우기 위한 조직위원장 공모를 진행했다.

서울 마포갑, 광진을 등 주요 지역에 전·현직 의원들이 도전장을 던져 눈길을 끌었지만, 일부 지역은 재공모를 통해 더 경쟁력 있는 지원자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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