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왼쪽부터), 권화이 대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하여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8.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왼쪽부터), 권화이 대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하여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8.11.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열악한 위생 등 총체적 운영부실 문제에다 폭염과 태풍 등 자연재해까지 덮치는 등 각종 악재로 파행을 빚으면서 지자체와 정부 부처를 향한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오늘(12일)로 158개국 4만 3000여명에 달하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12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각국으로 귀국길에 오르고 있지만, 그 뒤에는 미흡한 준비로 국가적 망신을 초래했다는 비판과 함께 부산 엑스포 유치도 물 건너갔다라는 우려까지 남겨지면서 사태에 대한 사후 조치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는 사태가 파행으로 치닫다가 K팝 콘서트 등 ‘한국문화 체험의 장’으로의 전환으로 겨우 최악은 모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확산하는 비판 여론이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정부와 여당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악화하는 문책론에 결국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야당 등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게 되면 정부와 여당이 모든 책임을 다 뒤집어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준비 미비를 묻는 의원의 질의에 “차질이 없다”고 힘줘 말한 게 재소환되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태국인의 성추행 논란에도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라고 말해 여성 인권 신장에 앞장서야 할 정부 부처 수장으로의 자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지난 8일 브리핑에서는 부산 엑스포 유치 악영향 관련 질문에 “오히려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시점”이라는 뜬금없는 변명을 내놓으면서 불붙은 부정 여론에 부채질을 했다.

태풍 카눈으로 인한 특보가 전국적으로 발효된 10일 오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잼버리 비상 대책반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3.8.10 (출처: 연합뉴스)
태풍 카눈으로 인한 특보가 전국적으로 발효된 10일 오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잼버리 비상 대책반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3.8.10 (출처: 연합뉴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김현숙 장관을 불러 책임 소재를 물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여가부도 물론 책임이 있지만 행사를 맡아 온 전북도의 책임이 더 크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10일 최고위회의에서 “잼버리를 주도한 역대 전북도지사가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를 철저히 챙겨볼 것”이라며 “지방정부가 돈과 권한을 가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것이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라고 선을 그었다.

또 “여가부도 부족한 점이 있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며 “당은 대회가 마무리되면 지원부처로서 미흡했던 여가부의 문제점을 꼼꼼하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날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제 행사 파행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를 총괄해야 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궁극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사고 친 당사자를 제쳐두고 오히려 사고를 수습하려 애쓰고 있는 중앙정부에 책임을 뒤집어씌운다”면서 “지방자치를 강조하다가 일이 잘못되면 중앙정부로 책임을 전가하는 정치권의 태도도 고쳐가야 할 것”라고 피력했다.

현재로선 국무조정실이 내주부터 잼버리조직위원회와 전북도, 부안군, 여가부 등에 대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국무조정실의 감찰 결과를 보고 김 장관의 거취를 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 국내 여론조사에서는 전·현 정부 책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7일부터 10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1명을 대상으로 잼버리 파행 사태 책임을 물은 결과 60.2%가 ‘윤석열 정부에 있다’, 31.2%가 ‘문재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3.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다.

또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여론조사공정㈜가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물은 결과 응답자 65.6%는 잘못했다고 응답했고 응답자 28.6%는 잘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2.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천지일보 부안=김도은 기자] 전 세계 스카우트인의 축제의 장인 세계잼버리대회가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폭염으로 참가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사진은 3일 잼버리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얼굴이 벌겋게 익은 채 그늘막 안에서 쉬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3.08.04.
[천지일보 부안=김도은 기자] 전 세계 스카우트인의 축제의 장인 세계잼버리대회가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폭염으로 참가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사진은 3일 잼버리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얼굴이 벌겋게 익은 채 그늘막 안에서 쉬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3.08.04.
태풍 카눈이 전북을 지난 하루 뒤인 1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장인 부안군 잼버리장 숙영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출처: 연합뉴스) 2023.8.11
태풍 카눈이 전북을 지난 하루 뒤인 1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장인 부안군 잼버리장 숙영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출처: 연합뉴스) 202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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