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들·유통업계·금융권, 잼버리 운영 지원 나서
생수·양산·카트·그늘막·견학프로그램·연수원 제공
재계 관계자 “한국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활동”
“기업들의 지원, 해외 진출 유리해질 수 있는 부분”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에 참가하는 칠레 스카우트 대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에 참가하는 칠레 스카우트 대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11.

[천지일보=김정필, 김누리, 황해연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대한 안일한 운영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해외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다양한 지원을 통해 뒷수습에 나서면서 전화위복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한국의 이미지 홍보에 타격을 입는 것이 기업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대응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열악한 시설과 방만한 운영,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잼버리가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접어들자, 태풍 ‘카눈’으로 대원들이 현장에서 철수하기 전과 후 재계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지원에 나섰다.

삼성은 잼버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임직원 150명을 투입하고 삼성전자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지원을 했다. 또한 삼성병원 의료지원단 파견, 간이 화장실 및 전동 카트 지원, 건강 음료 20만개를 제공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의료봉사에 나선 삼성 의료지원단의 모습.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3.08.06.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의료봉사에 나선 삼성 의료지원단의 모습.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3.08.06.

또 반도체공장, 수원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 견학 프로그램을 참가자들에게 제공해 첨단 정보기술 산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은 잼버리 운영 인력이 현장 내에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산하 골프장을 통해 전동 카트 11대와 전기차 2대를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은 잼버리 조직위와 협의해 참가 대원들을 위한 생수와 양산 각 5만개를 비롯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심신회복버스와 모바일 오피스 등을 지원했다.

심신회복버스는 과로와 탈진을 예방하고 심신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도록 캡슐형 프리미엄 좌석, 의료 장비 등이 적용된 차량이다. 모바일 오피스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고속버스인 유니버스를 사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차량으로 다양한 업무 수행은 물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에 참가한 네덜란드 대원들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트럭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3.08.07.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에 참가한 네덜란드 대원들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트럭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3.08.07.

LG그룹은 폭염 피해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음료 20만병과 넥쿨러, 그늘막(MQ텐트) 300동 등 물품을 지원했다. 휴대용 선풍기를 추가 제공해 총 1만대 지원하고, 샴푸와 린스 등 여행용 생활용품 세트, 비누, 세제, 모기기피제 등 위생용품 5만개도 제공했다.

LG전자는 잼버리 행사가 종료되는 12일까지 4박 5일간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임직원 교육·연수시설 러닝센터(Learning Center)에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숙소를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대회 기간 무료 충전스테이션을 상시 운영하고,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5G 무선 와이파이 라우터, 유선 와이파이를 지원했다.

SK그룹은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였다.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을지로 ICT 기술 체험관 ‘티움’에서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활용해 미래에 달라질 생활 모습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잼버리 대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SK그룹이 제공한 ‘무더위 쉼터’ 버스. (제공: SK그룹) ⓒ천지일보 2023.08.07.
SK그룹이 제공한 ‘무더위 쉼터’ 버스. (제공: SK그룹) ⓒ천지일보 2023.08.07.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사업장에서 잼버리 대원들을 대상으로 팹 윈도 투어를 열었다. 투어에 참가한 대원들은 반도체 생산 과정과 기술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SK에코플랜트는 전북 일대에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들과 함께 새만금 현장을 찾아 샤워실과 화장실 청소 등 봉사활동을 했다. SK E&S는 지난 5일 5000만원 상당의 아이스박스 500개를 배포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지원에 나섰다. 롯데는 태풍 ‘카눈’으로 조기 퇴영을 결정한 멕시코 대표단 401명을 대상으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를 숙소로 제공했다. 또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는 잼버리 대원들에게 과자와 생수, 음료를 퇴소시까지 제공한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아이스바와 SPC삼립 빵 3만 5000개씩을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GS25는 긴급 구호 물품으로 냉동 생수 일 4만개를 제공했다. 또한 잼버리 6개 허브 매장 중심으로 그늘 텐트, 핸드폰 무료 충전, 냉방을 위한 설비를 추가 지원했다.

이마트는 지난 4일 얼음 생수 8만여병을 잼버리 현장으로 긴급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6일간 매일 약 10만개의 생수를 지원했다.

이마트가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생수를 지원하고 있다. (제공: 이마트)
이마트가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생수를 지원하고 있다. (제공: 이마트)

은행권에서도 지원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잼버리 참가자들을 위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이온음료 10만개를 긴급 지원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이온음료 20만개를 긴급 지원했고, 신한은행도 이온음료 10만개를 긴급 지원했다.

하나금융은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의 휴식을 지원하기 위해 인천에 소재한 글로벌 캠퍼스 연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신한은행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블루캠퍼스’ 연수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기업들의 지원은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잼버리에 대한 안일한 운영 논란으로 타격을 입었던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가장 많은 대원을 참가시킨 영국과 관련해 잼버리 운영에 대한 여러 논란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천지일보 부안=김도은 기자] 극한의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3일 세계잼버리대회가 열리는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원 야영장에 모인 외국인 참가자들이 모기약을 바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03.
[천지일보 부안=김도은 기자] 극한의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3일 세계잼버리대회가 열리는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원 야영장에 모인 외국인 참가자들이 모기약을 바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03.

미국 언론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미 지난 2016년부터 극한 기상이 예측돼 사전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한국 관계자들이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외신의 지적과 기업들의 대응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잼버리 운영이) 처음에 삐걱거리며 논란·잡음이 있었는데 지금 잘 수습하고 있는 국면인 것 같다”면서 “이게 잘 마무리돼야 11월 부산엑스포(최종 개최지 선정)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공과 과를 나누기보다는 국민이 힘을 합쳐 잘 치러내고 있는 것 같으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국은 우리나라의 이미지 제고가 중요한 부분이라서 기업들이 나서는 게 우리나라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기업들의 지원에 대해 “장기적으로 본인 기업들 해외 진출에 유리해질 수 있는 부분이라 상부상조 부분인 것 같다”며 “기업이 나 몰라라 한다고 해서 이게 안 되면 기업들에도 손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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