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 검찰에 송치
“피해자분들게 정말 죄송해”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
피해망상에 빠져 범행한 듯

지난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3.8.10
지난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3.8.10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14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성남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이 10일 맨 얼굴을 드러낸 채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말했다. 최씨는 여전히 피해망상적 모습을 보였으며, 이번 범행은 최씨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를 진단받은 후 치료받지 않았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이날 오전 최원종을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구속 송치했다. 신상정보가 공개된 최원종은 이날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며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가리지 않은 채 호송차로 향했다.

최원종은 범행에 따른 죄책감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지금 병원에 계신 피해자분들은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다”며 “사망한 피해자께도 애도의 말씀 드리고 유가족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반성문도 구치소에서 쓸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범행의 이유로 밝힌 ‘스토킹 집단’에 대해 재차 언급하는 등 최씨는 여전히 피해망상 증세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직도 피해자들이 스토킹 집단 조직원들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간략히 말하자면 제가 몇 년 동안 조직 스토킹의 피해자였고, 범행 당일날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며 “집 주변(서현역 등)에 조직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답했다.

최씨는 지난 3일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과 연결된 AK플라자에서 차량과 흉기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 차량을 끌고 서현역 인근에 있는 인도로 돌진했다. 이어 곧장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 범행으로 차량에 치인 보행자 5명이 다쳤고 이 중 피해자 2명 중 1명이 숨졌고, 나머지 1명은 뇌사상태에 빠졌다. 또 흉기 난동으로 인해 9명이 부상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범행을 미리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전담팀은 전날 브리핑에서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구매해 범행을 준비한 사실과 진술들을 고려할 때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원종은 자신을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이 있고 실제로 피해자 중 스토킹 집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씨는) 피해망상 속에 자신을 지키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후 감옥에 가거나 자신의 범행으로 스토킹 집단이 세상에 알려질 것으로 생각했다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 2대와 컴퓨터 1대를 포렌식한 결과 ‘스토킹’과 ‘조직’이 검색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스토킹 집단이 자신을 해하려 한다는 진술과 일치하는 ‘방사선’, ‘전파무기’ 등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씨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을 벌인 조선(33)의 영향을 받았는지에 관한 조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최씨의 범행이 신림역 사건을 모방한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의 기사 링크 등을 클릭한 적은 있지만 이 사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색한 정황은 포렌식에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차량을 이용한 이유로는 “대인기피증이 있어 차량을 이용하면 두려움이 줄어들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후회한다’는 진술도 했지만 그가 말한 후회는 피해자를 향한 미안함보다는 자신에게 닥친 결과에 관련된 취지로 파악됐다.

수사 전담팀은 “최씨가 조사 과정에서 ‘후회한다’거나 ‘반성문을 제출할 수 있냐’는 취지로 말하고 범행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범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며 “다만 자신이 해친 피해자 중 스토킹 조직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피해자에게 미안함을 느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원종은 “범행을 저지르면 감옥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건 발생 전으로 돌아간다면 범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술하면서 이 사건 범행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지난 7일 최씨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그러나 최원종이 신상 공개를 위해 필요한 머그샷(mug shot·범죄자의 인상착의 기록 사진) 촬영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