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범 최원종. (제공: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흉기난동범 최원종. (제공: 경기남부경찰청)

[천지일보=이한빛 기자]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이 자신을 해치려는 스토킹 집단이 있다는 피해망상 속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에게서 피해자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느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수사 전담팀은 브리핑을 열고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구매해 범행을 준비한 사실과 진술들을 고려할 때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원종은 자신을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이 있고 실제로 피해자 중 스토킹 집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씨는) 피해망상 속에 자신을 지키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후 감옥에 가거나 자신의 범행으로 스토킹 집단이 세상에 알려질 것으로 생각했다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 2대와 컴퓨터 1대를 포렌식한 결과 ‘스토킹’과 ‘조직’이 검색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스토킹 집단이 자신을 해하려 한다는 진술과 일치하는 ‘방사선’, ‘전파무기’ 등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씨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을 벌인 조선(33)의 영향을 받았는지에 관한 조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최씨의 범행이 신림역 사건을 모방한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의 기사 링크 등을 클릭한 적은 있지만 이 사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색한 정황은 포렌식에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차량을 이용한 이유로는 “대인기피증이 있어 차량을 이용하면 두려움이 줄어들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후회한다’는 진술도 했지만 그가 말한 후회는 피해자를 향한 미안함보다는 자신에게 닥친 결과에 관련된 취지로 파악됐다.

수사 전담팀은 “최씨가 조사 과정에서 ‘후회한다’거나 ‘반성문을 제출할 수 있냐’는 취지로 말하고 범행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범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며 “다만 자신이 해친 피해자 중 스토킹 조직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피해자에게 미안함을 느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경찰은 오는 10일 최원종을 살인 예비 살인 미수,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최씨를 상대로 진행하는 사이코패스 진단 결과는 며칠 뒤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께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과 연결된 AK플라자에서 차량과 흉기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 차량을 끌고 서현역 인근에 있는 인도로 돌진했다. 이어 곧장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 범행으로 차량에 치인 보행자 5명이 다쳤고 이 중 피해자 1명이 병원 치료 중 숨졌다. 또한 흉기 난동으로 인해 9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 사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지난 7일 최씨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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