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RC, 발암가능물질로 지정
제로칼로리·무설탕 구매량↑
식음료업계, 빠른 대책 마련
“섭취 허용량 지키면 안전”

코카콜라. (출처: 연합뉴스)
코카콜라.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제로 음료를 정말 좋아하는데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로 지정되면서 불안한 마음이 커서 먹을까 말까를 고민했었어요. 근데 아스파탐에 대해 찾아보니 1일 섭취 허용량이 있더라구요. 보통 제로 콜라에 약 40㎎의 아스파탐이 들었는데 60㎏ 성인이 하루에 50캔 정도를 먹어야 1일 섭취 허용량이 충족된대요. 근데 사실 누가 하루에 그렇게까지 마셔요. 걱정할 만큼의 양도 아닌 것 같고 저는 제로 음료를 포기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최근 제로 음료가 음료 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만큼 인기를 얻는 가운데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로 지정됐음에도 임지현(가명, 30대, 여)씨가 여전히 제로 음료를 끊지 못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지정했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제로칼로리 시장 성장이 직격타를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으나 관련 시장은 여전히 고공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롯데멤버스가 롯데 통합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로칼로리 및 무설탕 제품 구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로칼로리 및 무설탕 제품 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음료 1.5배, 주류 1.7배, 과자 2.8배, 커피·차 2.9배, 냉동식품 5.4배, 조리식품 43배, 냉장식품 1.8배가량 늘었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음료 카테고리에서 제로칼로리 및 무설탕 제품의 구매 비중은 약 13%, 탄산음료 카테고리에서는 약 44%에 달했다.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되기 전인 7월 2주차(3~9일) 대비 7월 4주차(17~23일) 제로 탄산음료 구매는 9%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카테고리별 제로칼로리 및 무설탕 제품 구매 추이 그래프. (제공: 롯데멤버스)
카테고리별 제로칼로리 및 무설탕 제품 구매 추이 그래프. (제공: 롯데멤버스)

아스파탐 논란이 있었던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형성되고 식음료업계는 이런 불안 해소를 위해 아스파탐 대신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등 방안 모색에 나섰다. 심지어 무아스파탐을 강조한 제품 출시도 잇따랐다.

다만 이러한 아스파탐 논란에도 급격하게 성장해 온 제로 시장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당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으로 무 아스파탐을 강조한 제품이 나오기도 했지만 제로와 관련된 시장이 한순간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제로 시장은 오히려 논란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훈 롯데멤버스 데이터사이언스부문장은 “아스파탐 논란 이후 음료뿐 아니라 주류, 과자, 커피 등에서 무설탕 및 제로칼로리 제품의 수요 하락이 일시적으로 나타났으나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음료협회(ABA)에서 반박문을 발표하는 등 기관별 견해 차이가 있고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아스파탐 없는 제품을 출시하는 등 빠르게 대처하면서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FDA는 “아스파탐은 그동안 가장 많이 연구돼왔던 식품첨가물 중 하나로 승인된 조건에서 사용 시 안전성이 우려될 만한 과학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유럽식품안전청(EFSA) 역시 허용량을 지키면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로 음료의 매출도 늘었다. GS25의 지난달 1~16일 제로 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8%, CU는 37.2%, 세븐일레븐은 40% 급증했다. 아스파탐이 들어갔다고 해서 관련 제품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스파탐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콜라 못 잃는다” “권장량만 지키면 된다” “김치랑 동급인데 마셔도 상관없을 듯” “이래저래 다 따지면 먹을 게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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