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TF 신설 후 1년 반 만에
국내 최초 ‘친환경’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8.0 ECO’ 제품 탄생
“분리배출 편의성·재활용 효율↑”

아이시스8.0 ECO. (제공: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8.0 ECO. (제공: 롯데칠성음료)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플라스틱 자원순환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2020년 1월 롯데칠성음료가 국내 생수 브랜드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애 친환경성을 높인 ‘아이시스8.0 ECO’ 1.5ℓ를 선보였다.

이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 반이다. 위와 같은 고민을 하면서 2018년 Eco-TF를 신설하고 기획, 생수 지원, 품질, 기술, 마케팅, 환경, 디자인, 영업, 홍보 부서에서 선정된 TF 인원이 같이 머리를 맞대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이들이 페트병 재활용 프로세스에 대한 공유가 있었고 재활용에 라벨을 제거하는 공정과 라벨을 떼고 분리배출하기 캠페인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성을 논의하던 중 나온 아이디어는 바로 ‘널리 상용화되지 않지만 유럽, 일본 등 페트병에는 라벨 자체가 없는 제품이 있는데 우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번 시도해 보면 어떨까?’하는 것이었다.

페트병 제품에 ‘라벨’이라는 것은 상품 정보뿐 아니라 브랜드를 표현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에 아이디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것을 진행했을 때 우려되는 사항을 먼저 리스트업하고 이러한 점을 수차례 개선했다.

강영진 롯데칠성음료 팀장은 “(라벨 제거 과정에서) 상표는 제품의 얼굴인데 ‘과연 정말 라벨 없이 출시해도 될까’ 고민이 됐었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2018년 당시 환경 부서였지만 Eco-TF의 일원으로 함께 무라벨 제품 출시에 힘을 모았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강 팀장은 “환경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는 고객이 늘고 있어 시도해 보는 게 좋을 것으로 의견이 일치됐다”며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는 겉 포장에서 충분한 표현이 가능할 테고 오히려 친환경 활동으로 인한 제품 우호도 높아질 것으로 봤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여러 소통과 방향 논의 끝에 방법을 찾았다. 첫째, 제품명과 수원지, 무기물 함량 등 전체 표기 사항은 묶음용 포장재에 표기해 박스 단위로 판매할 수 있도록 했고 개별 판매 제품에는 넥필름에 상품 정보를 기재해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가기 위해 페트병 몸체에 음각으로 ‘아이시스’ 브랜드를 표기했다. 다만 이렇게 몸체에 브랜드를 표기하려는 과정에서 엠보싱 형태로 새기려는데 제품명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강 팀장은 “몰드(페트병 만드는 틀)를 수차례 테스트한 끝에 명확히 인지될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했다”며 “추가로 제품명뿐 아니라 몸체 디자인 심미성도 심도있게 검토하고 개발해 굿 디자인 어워드까지 수상했다”고 말했다.

셋째, 환경부 등 여러 대내외 관계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플라스틱 자원순환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재활용에 도움이 되는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개선, 보안해 나갔다.

이같이 무라벨 제품을 만들기까지 과정에 대해 강 팀장은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 제공이 충분히 되도록 하고 제품 겉 포장을 뜯고 버린 후 제품 관련 문의를 하려고 할 때 바로 확인 가능한 소비자 상담 번호 기재 등이 보안돼야 할 것과 관련해 서로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품 정보는 겉 포장에 모두 기재하고 편의점 판매 단품의 경우 넥필름을 활용하기로 했다”며 “소비자 상담 번호는 제조일 코딩할 때 같이 코딩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고 전했다.

강 팀장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Eco-TF라는 조직을 만들어준 회사에 감사할 따름이었다”며 “회사에서 맘껏 토론하고 아이디어 실현에도 힘을 쏟아준 부분이 그 당시 정말 감사했다”고 강조했다.

ESG슬로건. (제공: 롯데칠성음료)
ESG슬로건. (제공: 롯데칠성음료)

이렇게 수많은 소통과 과정의 반복 속에서 탄생된 ‘아이시스8.0 ECO’는 라벨이 부착되지 않고 각 페트병 몸체에 브랜드명이 표기됐으며 상단에 제조일자, 소비자 상담 번호가 코딩됐다. 개봉 및 음용 후 바로 분리배출할 수 있어 페트병에서 라벨을 떼어내는 번거로움과 라벨 사용량은 줄이고 분리배출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넥필름’과 ‘페트병 브랜드명 표기’는 당사 Eco-TF 소속 인원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디자인, 기술 협업을 통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됐다.

롯데칠성음료는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 수준은 높지만 바쁜 일상으로 분리배출 실천이 어려운 현대인에게 편리함과 분리배출 참여에 대한 만족감을 제공하고 친환경 생수로서 ‘아이시스’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해당 제품을 기획했다.

소비자들은 라벨을 없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롯데칠성음료에 응원을 보내줬고 이는 곧 소비로 이어졌다.

강 팀장은 “2018년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관심도가 높아졌고 학교에서도 종종 편지가 왔었다”며 “연곡초등학교에서 먼저 편지가 왔었고 (우리는) 답장을 가지고 소소한 선물 전달을 했다. 그 이후에 많은 학교에서도 편지가 오기도 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이기에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등 환경교육을 활발히 하지는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연곡초등학교 학생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재활용이 가능한 페트병을 만들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던 2020년 11월 롯데칠성음료는 이에 답하듯 같은해 12월 연곡초등학교를 방문해 분리배출의 필요성,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자원의 재활용 과정 등 환경보호와 자원 재활용에 대한 설명과 롯데칠성음료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진행한 활동 사례들을 담은 답장을 전달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이러한 노력을 인정이라도 한 듯 아이시스8.0 ECO 1.5ℓ는 출시 2개월 만에 약 63만병 이상 판매됐다. 롯데칠성음료는 소비자들의 무라벨 제품에 대한 니즈를 확인했고 같은해 6월 아이시스8.0 ECO의 인기에 힘입어 ‘아이시스 ECO’ 500㎖, 2ℓ를 출시하며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또 2021년 10월 친환경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아이시스8.0 ECO 300㎖ 소용량 제품을 출시하고 묶음용 포장재에 재생 원료를 섞은 친환경 포장으로 환경 경영에 속도를 냈다.

소용량인 300㎖ 제품은 기존 생수 뚜껑에 높이와 무게를 30% 이상 줄인 숏캡(Short Cap)이 적용됐고 친환경성과 휴대성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페트병 몸체 상단에 ‘아이시스’가 점자로 새겨져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아울러 묶음 포장재에 폐플라스틱에서 재활용된 재생 폴리에틸렌을 약 20% 섞은 환경친화적 포장재가 적용됐다.

아이시스 8.0×스프링샤인, 동물 캐릭터 라벨 인쇄. (제공: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8.0×스프링샤인, 동물 캐릭터 라벨 인쇄. (제공: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아이시스 브랜드뿐 아니라 다양한 판매 채널의 PB 생수 브랜드도 선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무라벨 생수는 롯데칠성음료가 생산하는 전체 생수 중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2%에서 지난해 47%로 45%p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21년 1~8월에는 약 1억 3000만개(500㎖ 페트병 환산 기준)가 판매됐으며 라벨 포장재 절감량은 한 장당 무게를 1.5ℓ와 2ℓ는 0.8g, 500ℓ는 0.3g으로 환산했을 때 약 35t에 달했다.

아이시스 8.0 ECO는 출시 당시 국내 최초 무라벨 생수로서 ‘2020년 자원순환 착한 포장 공모전 환경부장관상 최우수상’ ‘2020년 우수 디자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제14회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 등 다양한 수상 성과를 도출해 내며 포장재 재질 구조 평가에서는 최고 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아이시스 ECO는 친환경 포장재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면서 생수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선보인 제품”이라며 “필환경 시대의 부응하는 차원에서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친환경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올해 2월에는 식품 용기로 사용된 폐플라스틱을 물리적 방식으로 재활용해 만든 환경친화적 rPET(recycled PET, 재활용 페트) ‘아이시스 8.0 ECO’ 1.5ℓ 생산을 시작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롯데칠성음료가 소비자의 환경을 위한 가치소비 증가와 함께 재생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재생원료 활용을 통해 석유 유래 플라스틱 사용을 줄임으로써 탄소 배출 감소 등 생산과정에서 친환경 경영을 실천할 수 있어 추진했다고 전했다.

rPET 아이시스 8.0 ECO 제품은 소비자가 사용한 생수 등 플라스틱 용기가 회수·재활용 과정을 거쳐 다시 식품 용기로 재탄생된 PCR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틀 투 보틀’이라고도 불린다. 이를 통해 원료 수급의 어려움이 해결되고 플라스틱 순환경제 확장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강 팀장은 “당사 제품 패키지 재활용을 높이기 위해 rPET 도입 확대 및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환경교육 등 확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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