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내부에서 켈리가 생산되는 모습. ⓒ천지일보 2023.07.19.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내부에서 켈리가 생산되는 모습. ⓒ천지일보 2023.07.19.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강원공장은 천혜의 환경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배산임수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뒤에는 산이, 앞에는 맑은 홍천강 물이 흐르고 있죠. 천혜의 자연에서 얻어진 물과 맑은 공기를 가지고 맥주를 만들고 켈리의 경우 덴마크산 맥아가 100% 사용되며 테라는 호주산 맥아가 100% 사용됩니다. 예전에 술을 만드는 장인들이 ‘술을 빚는다’고 표현했는데 저희도 그런 장인들의 마음으로 맥주 한 방울 한 방울 그리고 한 땀 한 땀 그런 장인의 정신으로 술을 빚는다는 마음으로 (맥주를) 생산하고 품질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오전 기자는 이러한 켈리부터 테라, 필라이트, 수출용 발포주 등 하이트진로의 주류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강원공장을 방문했는데 견학로를 둘러보기 전 이인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장이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최근 급격하게 인기를 끌며 99일 만에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한 하이트진로의 ‘반전의 라거-켈리’.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최단기간 판매 기록을 달성했으면서도 하이트진로의 효자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97년 8월 준공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36번지에 있으며 홍천군 도둔산자락 아래 홍천강을 끼고 16만평의 대지에 자리 잡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류공장 중에서 가장 큰 공장”이라고 소개했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내부에서 맥주가 생산되는 모습. ⓒ천지일보 2023.07.19.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내부에서 맥주가 생산되는 모습. ⓒ천지일보 2023.07.19.

국내 최대공장인 강원공장의 생산라인은 병 2개, 캔 2개, 페트 1개, 생 2개로 구성됐고 연간 50만㎘(킬로리터)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으며 연간 약 5000만 상자(1상자=500㎖×20병)가 생산된다. 500㎖ 기준 분당 1000개, 시간당 6만개가 생산되는 수준이다.

이 공장은 전 공정이 컴퓨터시스템으로 이뤄져 있으며 중앙통제실(Main Control Room)에서 맥주 생산 공정을 제어하고 있다.

강원공장은 친환경 설비투자로 홍천강의 오염방지 및 자연보호에 앞장서며 국내 최초로 열재생 시스템(E.R.S)을 도입, 제조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에너지 절감형 공장이다.

하이트진로는 소비자들에게 맥주 제조공정 및 친환경 공장을 홍보하기 위해 1998년 6월 견학관 ‘하이트피아(HITEPIA)’를 설립했다. 견학관에는 영상관, 시음장 등을 갖추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매년 약 2만명의 방문객이 방문하기도 했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견학로 돌기 전 홍보영상이 상영되는 모습. ⓒ천지일보 2023.07.19.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견학로 돌기 전 홍보영상이 상영되는 모습. ⓒ천지일보 2023.07.19.

견학코스는 먼저 영상관에서 홍보 영상을 상영한 뒤 맥주의 제조공정 순서대로 진행되며 전 세계 맥주관, 맥주역사관, 하이트진로 홍보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견학이 끝나면 같은 건물 2층의 시음장에서 갓 나온 맥주를 시음할 수 있었다.

견학로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통유리를 통해 사일로와 담금실 등 맥주 제조공정을 순서대로 돌아볼 수 있었다. 맥주의 제조과정은 사입(엑기스 추출)-발효-저장-여과-용기 주입 및 포장 순으로 이뤄진다.

우선 주원료인 보리가 저장된 거대한 사일로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 저장된 보리의 싹을 내 건조시키면 맥아(麥芽)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맥아는 분쇄해 담금실에서 따뜻한 물과 호프를 넣고 함께 가열하면 단맛의 맥즙(麥汁)이 만들어진다. 다음으로 맥아즙에서 쓴맛의 탄닌 성분과 단백질을 분리해내는 ‘자비’ 과정이 거쳐진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60만ℓ 저장 탱크. ⓒ천지일보 2023.07.19.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60만ℓ 저장 탱크. ⓒ천지일보 2023.07.19.

이후 냉각기로 급랭시켜 발효 과정을 거치면 맥주가 만들어진다. 발효 과정에서는 맥즙에 효모가 들어가는데 발효를 거친 후에는 장시간 저장된 후 여과 과정이 거쳐진다.

저장 일수는 나라마다 다른데 유럽의 경우 4일 정도 저장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최소 20일 이상 발효, 저장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알코올, 탄산가스 등이 생성되고 깨끗한 맥주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강원공장에는 모두 108개의 저장 탱크가 있는데 저장 탱크 한 대의 저장 용량은 60만ℓ다. 이는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500㎖ 병으로 10병씩 마신다고 할 때 3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맥주 원액을 만드는 공정 다음에는 맥주를 담는 용기에 따라 공정이 나뉜다. 병과 알루미늄 캔, 생맥주용 업소 용기, 페트병에 맥주가 담기는 공정이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내부에서 맥주가 생산되는 모습. ⓒ천지일보 2023.07.19.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내부에서 맥주가 생산되는 모습. ⓒ천지일보 2023.07.19.

맥주 용기로 가장 오래 사용됐으면서 지금도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역시 병이다. 각처에서 수집된 맥주병은 자동화 설비를 따라 1분에 1000병씩 용기 선별기를 거친다. 병이 외부 접촉 등으로 하얗게 변하는 현상(스커핑)이 기준 이상으로 진행된 병이나 변형된 병들은 6대의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 걸러진다.

합격 판정을 받은 병들은 35분간 깨끗하게 몸을 씻는 과정을 거친다. 관계자는 “여기서는 세척, 살균, 소독, 건조 4가지 과정을 통해 겉에 붙어 있는 세포까지 제거된다”며 “세척된 병들은 무균실로 이동하는데 용기 정밀 검사기인 EBI(Empty Bottle Inspector, 빈병 검사)를 통해 병이 깨끗하게 세척됐는지 다시 한번 검사가 실시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척과 살균을 거친 병들은 주주기로 이동돼 외부와 밀폐된 맥주 주입 공정이 이뤄진다. 주주기를 통해서는 평균 1초에 17개, 1분에 1000개가량 내용물이 주입된다. 최종 주입 공정에서는 뚜껑으로 완벽하게 외부와 철저하게 분리돼 밀폐된 상태가 된다. 비열처리 맥주가 저온에서 담기기 때문에 주입 과정에서 혹시라도 있을 세균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직원이 세척된 병을 한 번 더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19.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직원이 세척된 병을 한 번 더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19.

주입 공정이 이뤄진 후 이물질은 없는지, 용량이 제대로 담겼는지, 뚜껑에 이상은 없는지 등이 제품 검산 기계를 통해 다시 한번 체크함과 동시에 직원을 통해 눈으로 확실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첨단 설비를 도입한 하이트진로는 90년의 맥주 제조 노하우로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맥주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독일, 일본으로 기술을 배우러 다녔지만 지금의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외국 양조 기술자들도 견학을 올 정도며 세계적인 양조 전문지에도 여러 번 소개됐을 정도로 설비와 제조 노하우 면에서 세계 일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견학로 끝 부분에서는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샘플링 및 분석을 통해 품질을 테스트하는 관리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견학로 중간중간에는 광고모델의 사진들과 전 세계로 판매되는 하이트진로의 수많은 맥주 제품이 전시돼 구경할 수 있었으며 특이했던 부분은 친환경적인 요소를 강조하기 위한 수족관 등의 코스도 마련돼 있었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시음존에서 직원이 맥주를 따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19.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시음존에서 직원이 맥주를 따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19.

견학로가 끝난 뒤에는 시음 장소로 이동해 직접 만든 생맥주를 바로 먹어볼 수 있었다. 500㎖ 맥주잔에는 시원한 맥주가 가득 담겨 있었다.

공장 내부에서도 켈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김태영 하이트진로 주류개발팀장은 “현재 켈리의 생산량 비중을 보면 20% 초반 수준이지만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며 “테라와 켈리의 비율은 7:3 정도”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보통 한가지 브랜드만 밀면 생산 역시 하나에만 집중하는데 현재 테라의 생산량이 유지되는 가운데 켈리까지 더해져 체감상으로도 증가했다”며 “두 브랜드 모두 생산하고 있어 성수기보다 더 힘들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와 테라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올여름 성수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목표로 두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3년간 운영하지 않았던 견학로를 리뉴얼하고 재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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