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석 범일산업 대표
IH, 낭비에너지·주방온도 ‘두마리 토끼’
日수출 위해 기술·품질 ‘극한으로’ 개량
브랜드 ‘하우스쿡’ K열풍에 해외서 이목

‘중소기업 강국 코리아’는 창의와 혁신, 도전 정신으로 일하는 중소기업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각 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진행합니다.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발돋움할 수 있는 촉매역할을 담당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국내 유망 중소기업과 수출 유망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진합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가 IH(전자유도가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IH은 코일에 전기가 흐를 때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기술로 인덕션이나 전기밥솥 등에 사용된다. ⓒ천지일보 2023.07.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가 IH(전자유도가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IH은 코일에 전기가 흐를 때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기술로 인덕션이나 전기밥솥 등에 사용된다. ⓒ천지일보 2023.07.23.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지난 1995년 아무것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내린 일본 수출 결정은 회사의 운명을 바꿨습니다.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말은 익히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기술이 일본에서 먹힐지도 확실치 않았고, 당시 우리나라에는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도 변변치 않았기에 확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의 고심 끝에 수출을 결정했고, 당시 일본의 높은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술개발 및 제품 개량에 회사의 사활을 걸었습니다. 그때 수시로 밤낮을 새워가며 연구에 몰입했고, 많은 우여곡절 끝에 일본의 6대 가전사 중 4개사(미쓰비시전기, 샤프, 산요, 타이거)에 수출을 따냈습니다.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는 ‘기술개발 중 겪은 역경’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1980년에 설립된 범일산업은 흔히 ‘인덕션’이라고 불리는 전자유도가열(IH) 제품 및 부품을 제조·판매하는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이다. IH 코일, 열판과 관련해 62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35개가 등록된 상태다.

범일산업은 부품사업으로 전기밥솥용 코일과 열판, 인덕션 레인지용 코일을 생산해 LG전자, 쿠첸, 쿠쿠, 린나이, SK매직, 위닉스 등에 납품한다. 완제품으로는 인덕션과 정수기를 결합한 ‘하우스쿡 정수조리기’와 ‘스마트 프라이어’ 등이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가 IH(전자유도가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IH은 코일에 전기가 흐를 때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기술로 인덕션이나 전기밥솥 등에 사용된다. ⓒ천지일보 2023.07.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가 IH(전자유도가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IH은 코일에 전기가 흐를 때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기술로 인덕션이나 전기밥솥 등에 사용된다. ⓒ천지일보 2023.07.23.

◆‘압도적 열효율’로 낭비 줄여

신 대표는 IH 제품이 가진 매력에 대해 ‘압도적인 열효율로 에너지가 절약되고 주방 온도가 내려가는 점’을 꼽았다.

IH는 구리로 된 코일에 전류를 흘렸을 때 발생하는 자기장을 활용해 열을 발생시키는 기술이다. 자기장이 지나는 경로에 전도체가 있으면 전자가 움직이면서 열이 발생한다. 부도체에는 열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대상을 직접 가열하는 가스나 히팅플레이트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가스 방식보다 2배가량 뛰어난 열효율이다. 가스 방식이 발생한 열을 45% 전달한다면, IH 방식은 90%가량 전달한다. 이는 손실되는 열에너지가 10%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같은 양의 물(400㎖)을 끓일 때 가스는 6분, 인덕션은 2~3분 소요된다.

또 주방의 온도가 낮아지는 것도 큰 이점이다. 가스 방식의 경우 55%의 열에너지가 공기 중으로 새어나간다. IH의 경우 이런 식으로 낭비되는 에너지가 거의 없다. 주방의 온도가 낮아지기만 해도 업무 효율이 늘고 사고 위험도 줄어든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신 대표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세상이 변하고 있는 오늘날, 그 첫걸음은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로 라면을 끓이는 모습.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는 50초만에 물을 100도까지 올릴 수 있다. (제공: 범일산업)

◆對日수출이란 ‘대업’ 이루기까지

신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인덕션용 열판을 수출하는 업체는 범일산업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40여년 전 범일산업이 설립됐을 당시만 해도 인덕션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었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대부분의 가정에선 가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신 대표는 밥솥용 열판으로 시작해 IH 코일을 제조하기 시작하면서 기술력을 키워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995년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주관하는 수출 박람회에 참석하면서 기업의 운명이 바뀌었다. 국내 수요만으로 기업을 키우기 어려웠고, 결국 수출을 통해 기업을 키워야 했다. 다만 경험이 없어 고심을 많이 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범일산업은 박람회 이후 당시 세계의 가전을 주름잡던 일본에 수출하기로 했다. 일본의 까다로운 납품 조건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6개월 고민 기간 후 도전하기로 했고, 날밤을 새우면서 기술개발 및 품질 향상에 몰두해 결국 당시 일본 6대 가전사 중 4개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일본의 품질 규정을 따르는 과정에서 ‘원심주조 방식’을 개발, 제품의 균일성과 내구성도 기존 제품 대비 월등해졌다.

범일산업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IH 코일. (제공: 범일산업) ⓒ천지일보 2023.07.23.
범일산업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IH 코일. (제공: 범일산업) ⓒ천지일보 2023.07.23.

◆40년 기술력 담은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로 세계화 노려

오늘날 범일산업은 40여년의 기술력을 녹여낸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를 통해 세계화를 노리고 있다. 정수조리기는 출시 7년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하며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정수조리기는 소위 ‘라면조리기’ ‘즉석라면조리기’ 등으로 알려져 있다. 정수조리기는 정수기와 인덕션의 장점을 하나로 결합한 제품이다. 온수를 받아 물을 끓이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현재 ‘K-열풍’을 타고 라면의 인기와 함께 제품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

신 대표는 “정수조리기는 라면뿐만 아니라 밥이나 떡볶이, 국, 구이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며 “특히 내구성이 뛰어나고 사용하기 쉬워 휴게소에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덕평휴게소 사례로 내구성 관련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덕평휴게소의 경우 매달 1만 5천~2만개의 라면을 끓인다. 라면 수요가 많은 만큼 주방은 항상 습하고 더웠다. 하지만 기존 라면을 끓이던 기기를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로 바꾼 후에는 라면을 끓이는 과정이 간단해졌고, 주방 온도도 내려갔다.

현재 범일산업은 정수조리기를 세계화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8일에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린 ‘제5회 파리 K-FOOD Fair’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범일산업은 행사에서 정수조리기를 활용해 라면 등 다양한 한식을 제공하면서 현지인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IH(전자유도가열) 방식의 정수조리기.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는 “K열풍을 타고 세계 각지에서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며 “라면은 물론 각종 요리가 가능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휴게소 등에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2023.07.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IH(전자유도가열) 방식의 정수조리기.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는 “K열풍을 타고 세계 각지에서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며 “라면은 물론 각종 요리가 가능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휴게소 등에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2023.07.23.

심사위원장: 배선장 ISO국제심사원협회 사무총장
심사위원장: 배선장 ISO국제심사원협회 사무총장

[심사평]

범일산업은 인덕션 히팅 방식의 코일부품을 한국 대기업은 물론 해외에까지 수출하고 있는 유일한 국내기업입니다. ISO국제표준 인증을 바탕으로 관련 특허 80여개와 20여개국의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특히 정수기, 전기포트, 인덕션 렌지 등의 기능이 복합된 하우스쿡 정수조리기(융복합 조리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6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범일산업의 IH 코일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의 미쓰비시전기로부터 품질우수기업으로 인정받아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품질과 조리시간 단축, 자동조리 기능 등으로 소비자의 호평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LG전자, 쿠쿠, 쿠첸 등 국내 대기업과 일본의 타이거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IH정수조리기인 하우스쿡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20여개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어 지속성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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