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인생은 어쩌면 시간을 버는 것일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성패가 정해진다. 그러므로 시간을 잘 쓴 사람들은 시간 부자라고 부를 수 있다. 시간 부자들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돈이나 명예가 따라오기도 한다.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의미 있게 쓸 줄 모르는 자가 성공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은 다를 테지만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시간을 어떤 사건과 바꾸면서 살고 있다. 어떤 시간은 오락을 하는 시간일 수도 있고, 공부를 하는 시간일 수도 있다. 가족과 행복하게 즐기는 시간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일을 해주는 시간일 수도 있다.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에서 시간을 아끼려고 하루에 한 끼만 먹은 적이 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심지어 한 끼조차도 익히는 시간이 아까워서 생식을 하다시피 했는데 라면도 생라면을 먹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주변의 많은 사람이 그러다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 그는 건강만 잘 챙기다가 경제적인 짐을 감당 못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었는데 무척 공감됐다.

최근에 비슷한 이야기를 접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이야기다. 주 교수는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그는 평소 병원 10분 거리에 살면서 어려운 응급 수술을 도맡아왔다는 것이다. 주 교수의 장남 주현영 씨는 아버지가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아니면 그 시간조차 아까워서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들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남은 스프가 책상 아래 널려 있었다고 했다. 평소에 환자 보는 일과 연구에만 전심전력을 다했던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서 추모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주 교수는 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인재 중의 인재라고 표현했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나 더 잘 살리기 위해서 공부하는 일에 시간을 썼던 주 교수는 많은 사람의 마음에 훌륭한 의사로 살아남게 될 것이다.

돈이든 명예든 인간관계든 스스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죽을 때에도 괜히 그렇게 시간을 썼다고 후회하지 않을 일에 시간을 쓰면 된다. 넓게 확대해 해석하면 중요하지 않고, 의미 없는 일은 없을 테지만 그래도 더 의미 있게 시간을 쓰고 싶다면 생각해보라. 지금 쓰는 시간이 나만을 위한 일인가? 주변 누군가도 위한 일인가? 의미 있는 일만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좀 더 깊이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 시간을 잘 써야 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시간을 좀 더 잘 쓰기 위한 생각과 노력을 하고 좀 더 깊이 있는 생각과 공부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시간 부자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넓게,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사람이, 즉 시간 부자가 좀 더 풍부한 삶을 살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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