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토위 전체 회의 연기
이재명, 호우 피해 현장 찾아
與, 간사들에 일정 조율 주문
전문가 “총선까진 무한 정쟁”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대전·세종·충청남도(서산, 태안, 당진 제외) 지역에 16일 오후 1시 현재 호우경보가 내린 가운데 대전 유등천이 범람해 인도와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나무가 쓰러져 부유물과 엉켜있다. ⓒ천지일보 2023.07.16.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대전·세종·충청남도(서산, 태안, 당진 제외) 지역에 16일 오후 1시 현재 호우경보가 내린 가운데 대전 유등천이 범람해 인도와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나무가 쓰러져 부유물과 엉켜있다. ⓒ천지일보 2023.07.16.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전국 곳곳에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와 주택 침수, 도로·농작물 파손, 빗길 교통사고 등 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수해 대책’에 대한 목소리 대신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 공방이 가열됐다. 여야는 오는 17일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를 연기하기로 16일 합의하고 호우 현장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지만, 민생은 여전히 ‘뒷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토부가 재난 대책 부서인 걸 감안해 내일 국토위 전체 회의는 적어도 최소한의 수해 부분이 정리된 이후인 수요일(19일)이나 목요일(20일)쯤 하자는 것을 국민의힘에 제안하겠다”며 “그전까지는 국토부에서는 수해 예방·복구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폭우로 침수돼 인명 피해가 발생한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현장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노란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앞서 도착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현장 상황을 보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폭우 침수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궁평 제2지하차도 구조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폭우 침수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궁평 제2지하차도 구조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국토위를 비롯한 상임위원회 여당 간사들에게 호우 피해 상황을 감안, 대법관 인사청문특위 등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정을 조정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여전히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여야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놓고 대립을 이어왔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의혹 제기가 ‘음해공작’이라며 양평을 찾아 여론전에 나섰고, 민주당은 ‘대통령 처가 특혜’라며 관련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민주당은 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을 ‘김건희 로드’라며 관련 특별위원회를 연달아 출범시키면서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또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는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13일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특위’를 발족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이에 반박하며 노선 변경이 김 여사 일가 소유 땅값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반박을 이어갔었다. 특히 원 장관도 국토부 연구를 토대로 변경안이 기존안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며 공세를 펼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6일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인명구고 작전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6일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인명구고 작전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16.

다만 집중호우가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대립이 계속되자 일각에선 “정치권이 민생은 뒷전으로 두고 계속 정쟁에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쟁에 너무 몰입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모두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라며 “양평 고속도로 현장보다 수해를 점검할 수 있는 현장에 한 번 더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도 여야의 행보에 대해 ‘무한 정쟁’이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치권이 논리와 상식보다는 무조건 상대방 탓을 하며 무한 정쟁으로 가고 있다”며 “수해보다 더 큰 일들이 나와도 계속 싸움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결국 여야가 한발씩 물러나면서 협치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러나 그런 의욕이 전혀 없어 보이기에 내년 총선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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