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근대는 명아주과 근대속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럽 남부가 원산지다. 학명은 ‘Beta vulgaris var. cicla’이며 영어명은 ‘Leaf beet chard’이고, 한자로는 ‘군달채(莙薘菜)’라고 하며, 일명 공채, 부단채, 당와거라고 하는 채소식물이다. 독일의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성 ‘베토벤’의 뜻은 ‘근대(Beet) 밭(hoven)’이다.

근대의 뿌리는 사탕무처럼 비대해지지 않고 원줄기는 1m에 달하며 가지가 많고, 뿌리잎은 난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두껍고 연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근대는 채소 중에서도 영양가가 비교적 높은 채소다.

근대의 종류는 네 가지가 있다. 우선 옛날부터 재배해 오던 재래종으로 소엽종이 있다. 소엽종은 생육 기간이 짧고, 잎은 농록색이며 긴 계란형이고 잎의 폭은 10㎝ 내외에 잎자루를 포함해 길이는 30㎝로 잎자루의 색깔은 담록색이고 뿌리는 담홍색이다. 잎수는 비교적 많고 생육이 빠르며 시금치의 재배가 곤란한 5월부터 8월 사이에 쉽게 재배되는 채소이다.

서양종으로는 백경근대로 잎은 농록색에 주름이 있으며 길이는 약간 짧지만 잎이 넓다. 잎자루는 굵고 색깔은 순백색이며 초세가 강한 만생종이다.

그리고 스위드 챠드는 잎자루가 넓고 비후하며 백색종의 근대이다. 초장이 높고 잎이 넓고 크며 농록색인 중 만생로 엽육이 두껍고 잎의 표면은 약간 요철이 있다.

루비레드(적근대)는 사탕무와 비트 사이의 유사한 품종으로 어린잎을 뜯어내도 계속 잎이 나와 시설하우스의 경우 일 년 내내 파종, 수확이 가능한 품종이다.

이외에도 기타 품종으로 잎자루의 색깔이 청색인 청경근대와 황색인 황경근대 등이 있다.

1715년 조선 숙종 때 실학자 유암 홍만선(洪萬選)이 펴낸 농업과 일상생활에 관한 소 백과사전격인 ‘산림경제(山林經濟)’를 유중림(柳重臨)이 1766년에 증보해 편찬한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는 뿌리와 줄기로 국을 끓여 먹는다고 나온다.

근대를 한문으로 군달채(莙薘菜)라고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풍석(楓石) 서유구(1764~1845)가 쓴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정조지(鼎俎志)에 군달채죽(莙薘菜粥)이 나온다.

근대는 카로틴, 칼슘, 철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홍록색 채소로 뿌리의 베타인 성분은 이뇨제 효능이 있고, 씨앗은 발한제로 몸을 차게 하는 데 쓰인다. 근대는 무기질과 비타민의 함량이 비교적 많다. 단백질의 함량은 적지만 구성 아미노산이 라이신·페닐알라닌·로이신 등 필수아미노산이 많다. 또한 비타민 A가 많아 밤눈이 좋지 않고 피부가 거친 사람과 성장 발육이 뒤늦어지는 어린이에게는 매우 좋은 채소이다.

근대는 예로부터 된장국이나 쌈, 무침, 나물 등 우리나라 전통요리에 많이 활용된 식재료다.

한국에서는 주로 잎을 먹는데, 잎은 국거리나 나물로 쓴다. 근대국은 위와 장이 나쁜 사람에게 식이요법용으로 이용된다.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섞은 후 두해살이풀인 근대뿌리를 넣고 버무려서 시루에 찐 설기떡은 강화도에서 주로 해 먹는 별미 떡이다. 초여름부터 근대의 새순이 나기 시작하면 군달채떡(莙薘菜餠)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생약으로는 열매를 쓰며 첨채자(菾菜子)라 한다. 사포닌, 레시틴 등이 함유돼 있으며 한국에서 소아용 해열제나 치루로 인한 하혈에 쓴다. 빨강식용색소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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