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작된 장마 곳곳에 피해
경북 영주‧전남 함평 사망자 2명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지난달 25일 시작된 장마로 전국적인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앞으로 더 많은 비가 예상돼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강수량은 지난달 25일 이후 약 273㎜로 평년 장마철 강수량(356.7㎜)의 75%를 이미 채웠다. 12일까지 충청남부와 전북에 최대 200㎜ 이상 비가 예보됐고, 13일부터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좁은 지역에 긴 시간 비를 내리는 본격적인 장맛비가 시작된다.

초복인 이날에도 곳곳에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다. 중부지방과 호남, 경북북부내륙을 중심으로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30~70㎜ 뇌우가 내리는 곳도 발생했다.

강원 원주시 문막읍엔 이날 오전 8시 53분부터 한 시간 동안 69㎜ 폭우가 내렸다. 이날 문막읍에 오전 11시까지 내린 비는 총 78㎜인데, 사실상 반일 강수량의 90% 가까이가 한 시간 사이에 쏟아진 셈이다. 단계동에서는 주택 1채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작업을 진행했다. 중앙동에서는 도로가 침수됐고, 피해 신고가 10건 접수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울은 호우주의보에 23개 하천이 출입 통제됐다. 서울시는 청계천·도림천·고덕천 등 23개 하천의 출입을 통제하고, 서초구 반포와 마포구 망원1 등 9곳의 빗물펌프장을 가동했다.

한반도는 현재 대기 전 층에 비구름대가 형성되기 좋은 조건이다. 대기 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몬순기압골 영향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고, 대기 중상층은 불안정해 하층 수증기를 비로 바꾸는 구름대가 형성되기에 적합하다. 기상청은 이 상황이 12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보했다. 이 때문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또 13~16일까지는 정체전선이 한반도 상공에 머물면서, 지금까지 저기압이 통과하며 내린 비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져 추가 피해에 주의가 요구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올 때는 계곡, 하천변 산책로 등 위험 지역 접근을 금지하고 논물꼬 관리나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말 시작된 장마로 이미 전국 곳곳에서는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함평군 엄다면 한 펌프장 교각에서 수리시설 감시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27일 저녁 집중호우로 하천물이 불어나자 수문 점검을 위해 엄다천 인근으로 남편과 함께 나갔다가 실종됐다.

지난달 30일 경북 영주시에선 산사태가 주택을 덮쳐 14개월 영아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집 안에 갇힌 일가족 10명 중 9명을 바로 구조했으나 14개월 된 여아는 미처 빼내지 못해 현장에서 2시간가량 구조 작업을 벌였다. 이 여아는 오전 7시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광주광역시에선 많은 비가 내려 옹벽이 무너져 일가족 4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경북 봉화군 봉성면 일대에서는 185가구가 한때 정전 피해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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