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AI포럼 2023] 천지일보 ‘2023 스마트 AI 포럼’ 성료… ‘챗GPT·초거대 AI,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종합)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인류의 미래를 바꿀 신기술로 꼽히는 챗GPT와 성큼 다가온 ‘초거대 AI 시대’를 진단하고 문제점을 예측해 올바른 AI 사용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AI의 순기능은 물론 역기능과 대안, 정부에 대한 정책 제안도 이뤄져 주목된다.

올해로 창간 14주년을 맞은 전국종합일간지 천지일보(대표이사 이상면)는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챗GPT·초거대 AI(인공지능),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라는 주제로 ‘2023 스마트 AI 포럼’을 개최했다.

이상면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현재 개발된 초거대 AI를 바르게 이해하고, 잠재된 역기능을 예측해 대안을 모색하는 오늘 토론은 참으로 의미 있다”며 “천지일보는 오늘 도출된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제안을 널리 알리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 “AI는 도우미? 파괴자? 결국 인간에 달렸다”

첫 번째 발제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모건은행 출신 Macrowave 전도사로 활동 중인 권기대 베가북스 대표가 ‘챗GPT가 가져올 미래혁신과 정부 준비사항’을 주제로 진행했다.

권 대표는 “챗GPT와 생성 AI는 다른 기술 및 서비스와 결합하며 무한한 발전과 확장을 이룰 것”이라며 “검색, 반도체, 교육, 의료, 금융 등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AI는 잠시 눈길을 사로잡다가 사라질 추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I의 역기능에 대해선 “단호하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AI 전략 수립과 실행을 위한 상설 기구를 설립하고 AI가 몰고 올 다방면의 충격파를 고려한 장기적 관점의 AI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권 대표는 “AI(인공지능)가 인류에게 유익한 친구 겸 도우미로 발전할지, 아니면 인류를 옥죄는 파괴적 존재 혹은 골칫덩이가 될지는 결국 우리 인간에 달려 있다”며 “EU(유럽연합), 미국, 중국은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상당 부분 도출해 놓은 상태다. 더 늦기 전에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교육 정책과 관련해선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AI 교육 청사진을 확립하고 AI 기술 개발에 따른 전문 인력 수요를 대학교 학제에 신속하게 반영해야 한다”며 “AI의 이점과 폐단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과 철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에 대한 지나친 걱정·맹신 필요 없어”

두 번째 발제는 구영현 세종대 인공지능융합센터장·인공지능학과 교수가 ‘AI·빅데이터 기술의 현재와 미래, 우려점과 정부 정책 제안’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구 교수는 ‘일상으로 번진 인공지능 시대’에 대해 설명하며 “인공지능은 과장돼 ‘희망’ 또는 ‘공포’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통해 무슨 문제라도 당장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거나, 이와 반대로 인공지능으로 인해 나타날 여러 문제를 예측하며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구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은 AGI(강한 인공지능)로 가는 과정이며 아직 갈 길이 멀다. 따라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도, 지나치게 맹신할 필요도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가치를 만들고 잘 활용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AGI 기술 개발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 교수는 AI가 ‘발전하는 과정’에 있기에 지나친 정부의 규제는 AI 분야 발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의 규제는 필요하고 특히 ‘저작권 문제’에 대해선 지금이라도 정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구 교수는 ‘장기적인 AI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앞으로 인간을 흉내 내는 것을 넘어 인간처럼 학습·인식·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다면적인 지능 복제 수준 이상의 인간을 초월한 인공지능으로 성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한 AI 분야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2부 순서로 진행된 토론 시간에는 AI에 대한 남다른 혜안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초거대 AI 시대가 가져올 미래 사회의 변화는 물론 도래할 문제점과 그에 따른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의 좌장은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 회장·전 KT 부회장이 맡았다. 토론에는 정화민 ㈜타우데이타 대표이사 겸 서강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데이터사이언스&AI 전공 겸임교수, 최재용 ㈔4차산업혁명연구원 이사장, 어윤재 뉴미디어능력개발원㈜ 대표이사 겸 인천재능대학교 겸임교수가 참여했다.

◆ “법규 정해 ‘공정’ 보장해야… 연구 지원도 필요”

정화민 대표이사는 ‘인공지능 시대 준비사항’을 토론 주제로 발제하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에 대해 6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먼저 ‘법적 규정’을 꼽았다. 그는 “데이터 사용, 프라이버시 보호, 알고리즘의 공정성 등에 대한 법적 규정을 수립해 AI가 사회 전반에 걸쳐 공정하고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교육과 연구 지원’을 꼽으며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초등 및 중등 교육과정, 실질적인 고교 수학이나 통계 과목 등에 AI와 관련된 교육 내용을 포함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이는 기술 연구 및 개발, 관련 산업 육성을 통해 이룰 수 있다.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상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정 대표는 ‘공공의 참여’ ‘재교육 및 재취업 프로그램’ ‘사회 안전망 강화’ 등을 꼽았다. 그는 “(정부는) AI 발전과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에 공공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AI 기술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신규 기술·역량 배울 기회 확장해야”

최재용 이사장은 ‘인공지능과 일자리 변화’를 주제로 토론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일자리 변화가 많이 일어나는데 어떤 직업은 사라질 위험이 있고 반면에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거나 기존 직업이 변화하고 있다”며 “기술 변화에 따라 일자리가 바뀌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신규 기술과 역량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하고 평생 학습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챗GPT가 발달했다고 해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성, 독창성, 감수성, 문제 해결 능력, 상상력 등은 따라올 수 없다”며 “이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정부도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만큼 경쟁력을 갖춘 데이터 및 디지털 인력을 키우는 데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며 “선순환에 맞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길은 ‘전문인력양성’ ‘인재양성’이라는 틀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AI 개발 과정서 다양한 집단 의견 수렴해야”

어윤재 대표이사는 ‘인공지능 윤리와 규제’를 주제로 토론 발제를 진행하며 “AI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 사용되는 데이터는 공정하고 편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의 결과가 공정하게 나오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점검하고, 결과가 공정하지 않을 경우 이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 같은 노력은 AI 개발자, 사용자, 정책 입안자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와 관련한 빅데이터의 사용에 대해선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법적 윤리적 문제를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 대표는 “빅데이터를 수집·사용·분석하는 과정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개인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빅데이터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을 식별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I의 윤리적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며 “국가, 정부, 언론, 기업, 개인이 함께 노력한다면 AI의 윤리적 문제를 최소화하고, AI를 사회의 발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AI, 규제보다 육성… 국제 공조 필요”

토론 주제 발제 이후에는 AI와 관련한 다양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정부 부처가 많은데 AI 상설기구를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라는 물음에 권기대 대표는 “AI 기술의 중차대한 성격을 감안해 전 분야를 아우르는 상설기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기구가 어느 부처에 속하느냐, 독립되느냐는 중요하지 않지만 참여하는 사람들이 각 분야를 다 망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떤 한 부처에 상설기구가 해야 하는 일을 전적으로 맡기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곳에 속하느냐보다도 어떤 사람이 상설기구에서 일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상설기구가 있다면 상당한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 특정 부처나 기구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AI를 전문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정책을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AI 규제가 필요하고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 국제 공조를 한다면 주도적으로 해야 할 텐데 어떻게 우리가 주도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구영현 교수는 “국제 공조가 필요한 이유는 유럽·일본·한국 모두 웹툰에 사용된 생성형 AI에 대한 잣대가 모두 다르다는 것 때문”이라며 “특히 유럽·일본과 달리 한국은 (규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 다 같이 규칙을 만들지 않으면 국제적인 서비스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정화민 대표는 ‘우리나라가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미국에도 AI 경쟁력이 뒤지고 유럽·중국에서도 뒤진다. 지금이라도 우리나라가 다시 한번 IT 강국이 될 수 있는지, 선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으로 “민간 투자 부문에서 선진국가들과 AI 투자 그래프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출발도 안 한 위치에 서 있다”면서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가 AI로 일자리를 더 많아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최재용 이사장은 “가장 큰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다. 직원을 안 뽑으려고 한다. 거길 비집고 들어가려면 AI를 잘하는 인재,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등이 유리하다. 국내 전문가가 많지 않다. 모두가 AI를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리 문제에 대해 AI를 규제하면 육성 정책과 충돌한다.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어윤재 대표는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부작용에 대한 규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정보 유출, 허위사실 유포, 자율주행차 사고 등 이런 문제는 클 수 있다. 이런 건 개발 단계에서부터 규제가 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 “포럼 통해 AI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돼”

참석자들은 천지일보의 이번 포럼을 통해 AI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순휘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특히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온 챗GPT와 인공지능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돼 매우 유익했다”며 “인공지능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던 찰나에 아주 시기적절한 포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장 부원장은 “행사 안내부터 끝까지 깔끔한 진행으로 여타 다른 포럼과는 달랐던 점도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대한불교임제종 평인사 주지 혜원스님은 “이번 포럼을 통해 AI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됐고, 법당 등 종교계가 앞으로 AI를 활용할 일이 더 많아질 것 같다. 다만 AI를 너무 의지하게 되면 사람이 무력해지게 되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며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사람들은 더 이상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는다. 이처럼 AI에 너무 의지하다가 AI가 없으면 살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