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눔과 봉사를 모범적으로 실천해온 ‘나눔 실천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다음달 2~4일 방중
한중 정상회담 예정
‘외교 주도’ 의지 담겨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이 확정됐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군사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열병식 참석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9월 3일 목요일 베이징에서 개최될 예정인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9월 2~4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방문에서 박 대통령의 참석이 확정된 일정은 3일 오전에 열리는 전승절 기념행사다. 청와대는 중국 측과 구체적인 일정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열병식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선 청와대의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정해진 건 없다”는 게 주 수석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 여부는 동북아 외교 정세와 맞물려 관심이 쏠리는 사안이다. 주 수석은 “제반 상황을 파악하면서 검토 중이고, 앞으로 적당한 때에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열병식 참석을 놓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열병식의 성격상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의 군사적 힘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의 열병식은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 행사에 담긴 정치적 의미와 대외관계 등을 고려해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구상인 것으로 관측된다.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도 개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현재까지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다섯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여섯 번째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중일 정상회담 추진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0월 미국 방문을 앞둔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결단한 배경엔 동북아 외교전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명분과 실리라는 외교적 균형점을 모색하면서도 한중일 3국 간에 꼬인 외교적 실타래를 선제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은 대통령의 방중 계획에 대해 환영하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양국의 믿음을 쌓아가는 기회가 되고, 전략적 협력을 위한 동반자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도 “결정이 조금 늦어진 점은 있으나 환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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