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경 서쪽 방어하던 군사요충지

신라시대 축성양식의 보편성 확인

대구 팔거산성 목조집수지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7.
대구 팔거산성 목조집수지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7.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문화재청은 대구 금호강 북편유역에 위치한 함지산(해발 약 287m) 정상부에 축조된 대구시 기념물 ‘대구 팔거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했다.

대구 팔거산성은 금호강의 북쪽에 솟아있는 함지산 정상부에 축조돼 남쪽으로 대구 분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금호강과 과거 주요 교통로였던 영남대로가 교차하는 길목을 한눈에 감시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입지적 특성으로 신라왕경 서쪽의 가로축(횡축) 방어체계를 담당하는 군사요충지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관련 내용은 ‘삼국사기’, ‘세종실록지리지’ ‘여지도서’ 등의 역사적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역사 시록을 통해 팔거산성이 위치한 지역의 명칭이 팔리현(삼국), 팔거현(고려), 성주 목의 팔거현(조선), 팔거(이칭 칠곡) 등으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팔거산성의 옛 명칭인 ‘독모성’도 기록돼 있다.

대구 팔거산성 곡성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7.
대구 팔거산성 곡성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7.

또한 대구 팔거산성 발굴 조사 결과 신라시대 산성에서 주로 나타나는 양식인 현문(縣門)식 구조, 곡성(曲城) 등이 확인됨에 따라 신라시대 축성양식의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완만한 경사의 성벽, 곡성과 성벽의 접합부 축조방식 등을 통해 해당 산성만의 독특한 축성 양식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가 탁월하다.

뿐만 아니라 대구 팔거산성 내 목조 집수지(集水地)에서 출토된 목간(16점)은 해당 산성의 축조시기와 신라시대 산성의 운영 등 신라 지방사에 대한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되며 목조 집수지는 신라시대 산성 집수지의 시원(始原)과 발달사에 중요한 자료로 학술적 가치 또한 뛰어나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대구 팔거산성’의 가치가 온전히 유지될 수 있도록 ‘대구 구암동 고분군’과 함께 철저히 보존‧관리하고, 해당 문화유산들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향유 할 수 있는 문화자원이자 역사교육의 장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한편 ‘대구 구암동 고분군(사적, 2018.8.7.지정)’은 ‘대구 팔거산성’에 연접한 문화유산으로 상호 관계성이 높은 유적으로 추정된다.

◆ 용어 설명
*현문(縣門) :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만 접근할 수 있도록 높게 조성된 문
*곡성(曲城) : 성벽 밖으로 군데군데 내밀어 쌓은 둥근 돌출부
*집수지(集水地) : 물을 이용할 목적으로 흐르는 물 또는 빗물을 저장하는 곳과 시설물
*시원(始原) : 사물이나 현상 따위가 시작되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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