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에 당내‧외 인사 7명 발탁
현역 의원은 초선 이해식 1명
김은경, 분열‧혐오행위에 경고
‘김남국 의혹’엔 “개인적 문제”

민주당 혁신기구가 20일 7명의 혁신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남희 변호사, 윤형중 LAB2050 대표,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연구원 교수, 민주당 이해식 의원, 이선호 민주당울산시당위원장, 김은경 혁신위원장. (제공: 민주당)
민주당 혁신기구가 20일 7명의 혁신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남희 변호사, 윤형중 LAB2050 대표,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연구원 교수, 민주당 이해식 의원, 이선호 민주당울산시당위원장, 김은경 혁신위원장.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 혁신기구가 20일 혁신위원 확정과 함께 본격 출범했다. 이들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등 당내 비리‧부패 문제를 진단한 후 이를 바탕으로 쇄신안을 도출해낼 계획이다.

혁신기구는 이날 국회에서 김은경 위원장의 주재로 첫 회의를 열고 혁신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당초 민주당이 혁신기구 개설 과정 중 중립성과 외부 전문가 다수 영입을 강조한 만큼 혁신위원은 당외 인사 5명과 당내 인사 2명으로 구성됐다. 

당외 인사에선 김남희 변호사, 윤형중 LAB2050 대표,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연구원 교수가 혁신위원으로 발탁됐다. 당내 인사로는 초선인 이해식 의원과 이선호 민주당울산시당위원장이 있다. 

김 위원장은 필요에 따라 혁신위원을 더 영입할 방침이다. 그는 당에 여성 청년 인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혁신기구는 이번 회의를 통해 돈 봉투 의혹을 비롯해 2020년부터의 당직자 비리‧부패 문제를 살핀 후, 이를 기반으로 당의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의혹의 경우 개인 문제인 데다 가상화폐 분야의 복잡성 때문에 더 논의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의 경우 혁신기구 차원에서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고 김 위원장은 밝혔다. 단어대로 해당 사안은 이미 사법 차원으로 넘어간 문제기 때문에 당의 쇄신‧혁신 과제와 무관하다는 이유에서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에서 김은경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에서 김은경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당내 비리 진단 후 쇄신안을 도출하는 부분을 첫 의제로 꼽은 데에 관해 김 위원장은 “돈 봉투 의혹은 당이 새 혁신기구를 만들게 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사건으로 혁신기구 구성이 거명됐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해당 의혹과 김 의원의 가상화폐 의혹 등 비리 문제로 당이 신뢰도가 낮아진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현 정부의 실책으로 경제 외교 안보 교육 민생에 이르기까지 (나라가) 혼란하다”며 “정부‧여당이 제대로 못하지만, 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민주당이 돈 봉투, 코인 투자 사건으로 국민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전환 시동을 걸겠다. 가죽을 벗기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윤리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시했다. 그는 “저는 정치권에 빚이 없다. 당연히 친명(친 이재명 대표)도 비명(비 이재명 대표)도 친문(친 문재인 전 대통령)도 비문(비 문재인 전 대통령)도 아니다”라며 “계파 이익, 강성 당원 요구, 현역 기득권 이해에 한 치의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이전에 혁신위원장으로 발탁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두고 친명(친 이재명 대표)계 인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내 편향 인사 의심이 커진 부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에 이재명 대표와 김은경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에 이재명 대표와 김은경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당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내홍에 관해선 엄중 조치 방침을 밝혔다. 당내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는 모든 언행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징계나 출당 수준의 조치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내홍에 관해선 공천 시스템도 언급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당 공천을 둘러싼 갈등 대립은 정치 혐오를 일으킬 것”이라며 “민주당은 공천 과정에서 기득권 체계 혁파하고 공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미 구성된 공천 룰을 손 볼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지도부에선 이번 혁신기구 구성이 충격적인 인사라는 평이 나온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예상 밖 깜짝 인사의 개념보다는 훨씬 더 충격적인 인사들이 많이 들어갔다”며 “70~80%가 외부 인사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혁신을 주장했던 의원들이 ‘혁신의 칼이 나를 향하는 거 아닌가’하는 불안증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래서 당이 약간 술렁술렁하다”며 “혁신기구를 구성하자고 주장했던 의원들이 나중에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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