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롯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17일 열린다.
주총 결과에 따라 신동주·동빈 형제의 우호지분이 어느 정도일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여 한·일 양국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신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주총의 구체적 안건 명은 ‘사외이사 선임의 건’ ‘기업지배구조’ 등 경영투명성과 관련한 안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호텔롯데 상장을 공개 선언하는 등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상장 진행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는 ‘기업 정보를 공개하고 보다 객관적 시각을 경영에 반영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신 회장은 한일 롯데 계열사 중 자산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이면 비상장 회사라도 사외이사를 두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예상됐던 ‘신격호 총괄회장의 명예회장 추대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은 이번 주총 안건에서 제외됐다. 신 총괄회장의 명예회장 추대는 호칭에 관한 문제여서 정관 변경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추진하려던 ‘신동빈 회장 등 이사진 해임’ 안건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주총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인 신 회장의 뜻에 따라 이사진이 동의해 열리는 것이다. 안건 역시 경영권 분쟁과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 투명성 강화와 관련한 내용을 택함으로써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내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롯데 후계구도는 차남 신 회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미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 롯데 계열사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대주주인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데다 경영권 향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사들이 신 회장 쪽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신 회장은 세 차례의 대국민사과를 통해 롯데그룹 수장으로서의 면모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호텔롯데의 주요 주주인 L투자회사의 이사회를 장악함으로써 호텔롯데의 상장을 위한 여건도 갖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세가 신 회장 측으로 기울어진 만큼 신 전 부회장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향후 주총 승리 여부와 상관없이 법적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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