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모르는 민주당 내홍
日 오염수 등 與충돌도 여전
당내 혁신위원장 후보군으로
이철희‧전현희 등 언급되기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0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02.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쇄신이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사퇴론’이 거론되면서 당의 내홍은 더 깊어지고 일본 오염수 등 여당과의 마찰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느 때보다 민주당의 새 혁신기구의 역할이 막중해지면서 신임 혁신위원장에 누가 배정될지 주목된다.

◆‘논스톱’ 내홍에 ‘李 사퇴론’ 지속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여전히 ‘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층 문제와 대의원제 폐지, 혁신위원장에서 낙마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두고 잡음을 지속하고 있다. 

해당 사안들은 모두 이재명 대표의 전당대회 후보 시절부터 거론된 ‘팬덤정치’ ‘사당화’ 논란과 맞닿은 모습이다. 

강성 지지층은 이 대표를 적극 지원하는 대신 비명(비 이재명 대표)계 인사들을 향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으며, 대의원제 폐지는 당원 중심 당 운영과 강성 지지층 목소리 강화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또 이 이사장 인선의 경우 그가 이 대표에 우호적인 입장에 섰던 부분이 거론되면서 당내에선 이 이사장이 친명계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곧 이 대표가 그를 인선한 건 당이 불안정한 가운데 자신의 체제를 더 확고히 하고자 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이 대표를 지지한다는 게 친명계라는 결론으로 직결되는 건 무리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여기에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혹’ 등에 대한 지도부의 대응을 두고 당내에선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던 부분도 내홍에 한몫한 바 있다. 

이 같은 요인들로 이 대표의 리더십은 손상을 받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예시는 당내에서 지도부 재신임과 이 대표 사퇴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중앙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수용과 중앙선관위원 전원 사퇴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0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중앙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수용과 중앙선관위원 전원 사퇴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05.

◆민주, 내홍 골머리 중 與 마찰도 여전

내홍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방송통신위원장 문제 등을 두고 여권과의 마찰도 지속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민주당은 대책단을 꾸리거나 집회를 열며 장외투쟁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오염수 논란 해소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는 야당에 ‘괴담 선동’이라는 프레임을 걸며 맞불을 놓고 있다.

또 여야가 ‘정부의 여론 장악’ 논란으로 씨름하던 방송통신위원장 문제의 경우 후보로 유력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의 ‘아들 학교폭력 논란’으로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가족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한 노태악 위원장 사퇴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국민의힘은 가족 채용 의혹과 관련해 노 위원장의 책임을 강조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반면, 민주당은 여당의 선관위 압박에 대해 총선에 영향을 끼치기 위한 노림수라고 비판했다.

거기에 지난달부터 노동조합법 개정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등 여야 충돌 뇌관이 산적할 것으로 거론된 6월 임시국회도 첫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특히 오는 12일 열리는 첫 본회의에선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예정됐다. 

여당은 가결에 뜻을 모았고 민주당은 의원들 자율 판단에 맡긴다. 이때 부결표가 다수 나올 경우 민주당은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 입장에선 내홍을 끌어안고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사안들을 두고 여당에 대응하는 건 부담이 커 보인다. 앞서 당내에선 내홍 지속으로 당의 활동에 장애가 생기는 부분이 지속적으로 지적돼왔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제공: 더불어민주당)

◆민주 ‘쇄신 선언’ 4주차… 위원장 후보 이목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지난달 14일 쇄신 의원총회에서 ‘본격 쇄신’을 강조한지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집안싸움’과 여당과의 충돌 격화로 당이 쇄신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당의 새 혁신기구의 역할은 막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처음 혁신위원장으로 인선됐던 이 이사장이 ‘천안함 자폭설’ 제기와 친명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취임 9시간 만에 사퇴했기 때문에, 이번 인선에 관해선 당 의원들이 주의 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지도부는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 20여명의 후보군을 추천받았다.

당초 민주당은 당 상황에 밝고 중립을 지키며 총선 이권에 개입하지 않을 인사를 선택할 방침이었지만, 이번 인선이 ‘편향 인선’ 논란을 해소할지는 속단할 수 없어 보인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전날(9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전 위원장의 경우 6월 말 임기를 마치면서 혁신위원장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친명계 측에서 밀어주는 인사라는 얘기가 당내에 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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